딸 방치해 영양실조로 사망케 한 친부 구속

생후 66일 1.98kg로 기아사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생후 2달 된 딸을 영양실조로 사망하게 한 친부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생후 66일 1.98kg로 기아사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생후 66일 된 딸이 영양실조와 감기 증세를 보이는데도 방치해 사망하게 한 친아버지 A 씨(25)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12일 변성환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A 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아내 B 씨(21)는 아들(2)의 양육을 고려해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며 “많이 어려워서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살던 A 씨는 올해 8월 태어난 C 양이 영양실조와 감기 증세를 보이는데도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아 지난 9일 오전 11시 39분경 숨지게 했다.

A 씨는 딸이 사망한 당일 오전 7시 40분께 분유를 먹이려고 젖병을 입에 물렸으나 숨을 헐떡이며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도 4시간 가까이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정상체중인 3.06kg으로 태어난 C 양은 지난 9월 엄마 B 씨의 실수로 한 차례 바닥으로 떨어진 이후 분유를 잘 먹지 못해 심한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한다.

B 씨는 C 양이 숨진 9일 119에 신고했으며, 119에서 바로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이루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위장, 소장, 대장에 음식물 섭취 흔적이 확인되지 않고 피하 지방층이 전혀 없는 점으로 미뤄 기아사로 추정된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양가 부모의 동의 없이 어린 나이에 결혼 생활을 시작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지난 달 말 A 씨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후 부부 모두 일정한 직업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