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박경완급’ 강민호에게 없는 두 가지
입력 2016.09.16 09:59
수정 2016.09.16 12:04
31세 기준으로 이만수-박경완과 어깨 나란히
하지만 아직까지 우승 및 MVP 경험 없어

프로 13년차를 보내고 있는 롯데 안방마님 강민호는 설명이 필요 없는 현역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강민호는 지난 2004년 2차 3라운드(17순위)에 롯데로부터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운도 좋았다. 데뷔 2년 차였던 2005년부터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경험을 쌓았고, 이듬해 곧바로 롯데의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강민호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공격은 제법 쓸 만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수비력이 문제였다. 일각에서는 ‘한국판 마이크 피아자’라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그랬던 강민호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2011시즌부터다. 강민호는 2011년부터 블로킹과 볼 배합, 송구 등 포수에게 요구하는 수비적 능력치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여기에는 강민호 본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숨은 공로자가 있었다. 바로 자신이 롤모델로 삼고 있던 박경완 현 SK 배터리코치의 덕이 컸다.
강민호는 박경완과 2009 제2회 WBC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서 대표팀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박경완은 송구동작은 물론 블로킹까지 직접 시범을 보여 강민호의 안 좋은 습관을 지적한 일화가 유명하다. 그리고 강민호는 박경완의 족집게 과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실력이 받쳐주자 인기는 덤이었다. 현재 강민호는 명실상부 부산 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로 통한다. FA에서도 수혜가 이어졌다. 2013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완성형 포수에게 역대 최고액인 4년간 75억 원이 안겨졌다.
강민호는 FA 첫해 ‘먹튀’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크게 부진했지만, 지난해 개인 최다인 35홈런을 몰아치며 비난을 잠재웠다. 올 시즌도 106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330 17홈런 64타점으로 충분히 제몫을 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강민호는 한국 야구의 전설적인 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올해 만 31세가 된 강민호는 프로 13년차를 보내고 있으며 1355경기에 출장, 통산 타율 0.277 193홈런 702타점을 기록 중이다. 누적 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는 43.32(스탯티즈 기준)로 아주 훌륭하다.

KBO리그 포수 계보의 1세대였던 이만수와 그 계보를 이었던 박경완과 같은 나이 성적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20대 중반에 프로 출범을 맞았던 이만수는 31세가 되던 해가 프로 8년차였다. 하지만 비율 스탯은 그야말로 가공할만하다. 이만수는 데뷔 후 8년간 708경기에 나와 타율 0.314 157홈런 529타점, 그리고 44.15의 WAR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포수 보는 이대호’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누적 스탯의 대명사 박경완도 31세에 강민호와 같은 13년차 시즌을 맞았다. 누적 기록은 1246경기 출장, 타율 0.241 207홈런 618타점, 그리고 40.82 WAR다.
기록만 놓고 볼 때 강민호는 이들 전설들과 같은 길을 걷는다 해도 모자람이 없다. 골든글러브 수상도 이만수가 5회, 박경완-강민호가 4회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강민호가 전설들과 비교해 모자란 것이 두 가지 있다. 바로 MVP와 우승 경험이다. 이만수는 1985년 통합 우승과 1983년 MVP에 올랐다. 박경완도 2000년 MVP와 함께 우승만 무려 5차례 일군 명포수다.
물론 2명의 레전드는 그 시대 최고의 팀에서 뛰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강민호의 팀 사정에 동정표가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강민호가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맹활약으로 2개의 빈 공간을 채운다면 역대 최고의 포수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