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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대통령에게 싸늘했던 추석 민심…이번엔?

고수정 기자
입력 2016.09.17 09:47
수정 2016.09.17 09:49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세월호 참사 등 국민 불신 ↑

올 추석도 우병우 등 하락 요인 곳곳…북핵 영향 받나

박근혜 대통령이 8월 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세월호 참사 등 국민 불신 ↑
올 추석도 우병우 등 하락 요인 곳곳…북핵 영향 받나

추석 민심은 세대와 지역, 계층을 관통하는 ‘민심의 용광로’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된 대통령의 경우 추석 민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로 취임 4년차,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에게 추석 민심은 더욱 중요하다.

그동안 박 대통령에 대한 추석 민심은 싸늘했다. 추석을 앞두고 대치 정국이 지속되거나, 세월호 참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인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이번 추석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 문제 등으로 권력 누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다만, 지난 9일 발생한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안보 정국’이 심화되고 있다. 12일에는 대규모 지진까지 일어나며 ‘안전’이 화두로 다시 부각됐다. 다양한 화두가 박 대통령의 추석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추석마다 하락했던 박 대통령 지지율

박 대통령의 추석 지지율은 2013년 취임 첫 해부터 2015년 취임 3년차까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불통 논란으로 인한 대치 정국을 풀지 못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취임 첫 해엔 ‘국가정보원 불법 대선 개입 여부’가 추석 민심을 관통했다. 당초 ‘내란 음모’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태, 이산가족 상봉 등 안보 이슈로 지지율 상승을 예측했지만, 박 대통령이 추석 직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3자 회담에서 대치 정국의 묘수를 풀지 못하며 지지율에 타격을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식 논란까지 벌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추석 연휴 첫 날인 2013년 9월 20일까지의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60.9%로 집계됐다. 앞선 9월 11일 조사에서는 69.5%였다. 9일 새에 8.6%p가 하락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9월 20일 트위터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G20 정상회담 후 70%에 근접했으나 최근 채 검찰총장 사의 표명, 여야 3자회담 결렬 과정을 거치면서 연휴가 시작된 18일 59.8%까지 하락했다”며 “19일(60.1%)과 20일(60.9%) 소폭 반등해 주간 집계로는 60%대를 지킬 듯 하지만 전주 대비 5%p 가량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월호 참사’로 불통 논란이 극심했던 2014년에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50%대에 갇혀 있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석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치 정국이 1년 전과 판박이었다는점, 국정운영 리더십과 정책 추진 면에서 이른바 ‘쌍끌이 견인’을 하는 데 실패한 채 추석을 맞았다.

한국갤럽이 추석 전인 2014년 9월 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5%였다. 부정평가도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추석 이후인 9월 19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1%p 하락한 4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3%p 상승한 47%다. 이는 7·30 재보궐 선거 이후 7주 만에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역전한 수치다. 한국갤럽은 정부와 여당이 추석 뒤 서민증세 등을 본격 추진한 데에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2015년에도 ‘메르스 사태’로 침체됐던 분위기가 추석에도 이어졌다. 한국갤럽이 추석을 앞둔 9월 22~24일이 진행한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48%였고, 부정 평가는 43%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소통 미흡’이 20%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 이어 ‘불통 논란’이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또한 ‘경제 정책’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 ‘공약 실천 미흡’ 등도 부정 평가 이유로 꼽혔다. 이는 1년 전 같은 조사에 비해 높은 수치이지만, 이 같은 하락세가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안보 정국 영향 지지율 반등?

이번 추석에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사드 배치 논란과 우 수석 거취 논란 등 지지율 하락 요인이 곳곳에 쌓여있다. 실제 총선 참패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였다. 취임 이후 최저치인 3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 9일 발생한 북한의 5차 핵실험 도발로 심화되고 있는 안보 정국이 ‘우병우 사태’로 수세에 몰려 있던 정국 상황을 반전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핵·안보 분야가 이슈화될수록 보수층 결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대한 긍정론, 사드 주한미군 배치 찬성론 등 안보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진행됐던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성향의 응답률이 높은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실제 리얼미터가 추석 직전인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31.0%다.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0.3%p 하락한 60.5%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주 초반 ‘한진해운 물류대란’과 ‘위안부 소녀상 철거 논란’ ‘조윤선‧김재수 장관 임명 강행’ 등으로 박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이 하락했으나,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으로 반등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 민심도 북핵 영향을 받아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리얼미터는 밝혔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13일 본보와 통화에서 “안보 정국의 영향을 받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12일까지 집계된 일간 지지율에서 약 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수록 지지층은 결집된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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