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자동차·반도체 공장 정상 재가동…피해 미미
입력 2016.09.13 09:57
수정 2016.09.13 10:02
현대차 울산공장 4시간 생산차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일시정지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1과 5.8의 지진으로 자동차와 반도체 공장 등 일부 공장들이 가동을 멈췄다. 하지만 인명피해나 설비 이상은 없었고, 단시간내 재가동돼 피해는 미미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지진피해로 전국 11개 업체가 설비 가동을 일시 중단했으나 대부분 단시간내 재가동됐다.
지진 발생지역 인근인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의 경우 12일 오후 10시경부터 가동을 멈췄다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진 발생에 따른 피해는 없었으나 생산품질 점검 및 안전사고 대비 차원에서 전날 저녁 10시경부터 가동을 멈췄다”면서 “점검 결과 이상이 없어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12일 오후 근무조 2시간, 13일 오전 근무조 2시간 등 총 4시간가량 생산차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포항에 위치한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전기설비 이상으로 일부 고로와 제강 설비의 일시적 장애가 보고됐으나 현재 정상 가동 중이다.
위험 설비들이 밀집한 울산석유화학 단지 내 일부 업체들도 지진 발생 후 일시적으로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했으나 곧 가동을 재개했다. 산업부는 “울산 석유화학 공장 대부분은 진도 7.0 내진 설계로 건설됐다”고 전했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도 특별한 피해상황은 없으나 지진 여파로 도크 옆 작업 크레인 선로 변형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지역과는 멀리 떨어졌지만 외부 충격에 민감한 전자 관련 설비들도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 및 청주 반도체 공장의 경우, 웨이퍼에 회로를 찍어내는 포토공정에 활용되는 반도체 노광장비가 잠시 멈췄다가 곧바로 재가동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광장비가 내진설계가 돼 있어 약간의 흔들림에도 가동이 멈추게 돼 있다”면서 “잠시 중단 후 바로 재가동돼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구미에 있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공장도 일시적 중단만 있었기 때문에 피해는 없었다. 진앙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나, 공장 건물 자체에 내진설계가 돼 있어 다른 지역과 큰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대구, 경북지역 섬유업체에서 생산중단으로 4000만원 수준의 피해가 보고됐으나, 신속한 복구 이후 정상 가동 중이며, 같은 지역 플라스틱 사출 업체도 일시적으로 작업이 중단됐으나 생산에는 차질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발전설비들도 가동 차질이 빚어졌다. 12일 지진발생 직후(오후 7시44분) 동서발전 소속 울산 LNG(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5시간 만인 13일 새벽 1시 재가동됐다. 한전 울주변전소 3번 변압기도 가동을 멈췄다 2기간 만에 복구됐다.
진앙지 인근 원자력발전소들은 지진 발생 이후에도 시설 안전에 이상 없이 정상 운전됐지만, 정밀 안전검검을 위해 수동정지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설계기준 지진값인 0.2g보다는 작지만 자체 절차에 따라 정지기준인 지진 분석값 0.1g을 초과한 월성1‧2‧3‧4호기에 대해 추가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12일 밤 11시56분부터 발전소를 순차적으로 수동정지했다”고 전했다.
신월성 1·2호기는 관측지점 부지특성(지반, 지질상태 등)의 차이로 측정분석된 값이 정지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정상운전하고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진발생 직후 ‘지진상황 대책본부’를 설치해 원전, 발전소, 송배전망, 가스, 송유관 등 에너지 관련시설과 업종별 기업들의 지진에 따른 전반적 상황을 점검한데 이어, 13일 오전 에너지·산업단지 유관기관 기관장들과 ‘지진대응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산업부는 에너지 기반시설의 경우 경주, 울산 등 지진의 직접영향지역에 있는 설비를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산업의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석유화학단지를 중심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주요 업종별 비상대책반을 즉시 가동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