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원샷법 신청 '저울질'…권오준 회장 결단?

하반기 구조조정, 원샷법 통해 시간·비용적 부담 덜 수 있어

‘원샷법 활용’ 구조조정 성과, 권오준 회장 연임에 영향

포스코 광양제철소 열연제조공정 장면.ⓒ포스코

포스코가 지난 13일부터 시행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신청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대대적인 계열사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는 포스코는 원샷법 적용이 재도약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결단만이 남은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16일 한화케미칼과 유니드, 동양물산 등 4개사는 원샷법 적용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이 가운데 철강업체는 아직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원샷법을 적용할 1순위 철강업체로 포스코를 꼽고 있다.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며 올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도 원샷법을 통한 구조조정이 포스코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14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45개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여기에 자산 구조조정 36건을 합치면 2017년까지 계획된 전체 구조조정 목표 149건 중 81건을 완료했다. 하반기에도 국내외 28개의 계열사와 13건의 자산을 추가 정리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가 원샷법 적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는 관련 절차 및 규제가 간소화됨에 따라 구조조정 소요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하반기에만 계열사 수십여 곳의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원샷법을 활용할 경우 각 부문에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및 수많은 인적자원을 투입해야했던 시간·비용적 부담을 덜 수 있는 것.

특히 내년 3월 연임과 퇴임의 갈림길에 서 있는 권오준 회장이 구조조정의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원샷법 적용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정리가 현재진행형인 포스코 입장에서는 일정 규모의 계열사로 합병하거나 매각을 추진할 시 이 같은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는 원샷법을 적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핵심 계열사 및 해외법인은 포스코의 원샷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해외 철강 법인은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전체실적을 깎아 먹는 ‘골칫덩이’에 해당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해외 법인의 실적이 올해 들어 점차 개선 추세를 보였고 2분기 전체 해외법인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들 법인이 총 3991억원, 올 1분기 423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SS비나는 주요 제품인 철근, 형강이 정상 생산 체제에 돌입했고 하반기에는 BEP(손익분기점)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 인도 등 해외 하공정 업체들도 2분기 시황 회복이 반영되면 하반기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매각 대상으로 언급되기도 했던 포스코대우(전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대우는 고정비 부담이 적고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다. 무엇보다 미얀마 가스전이 향후 20년 이상 매년 3000억~4000억원 이상 수익을 보장해주고 있다”면서 “향후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자원 및 글로벌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역할로서 규모가 커질 가능성은 있어도 매각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는 원샷법 신청과 관련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그동안 원샷법 적용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언급돼 왔지만 아직은 검토 단계에 있으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