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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집권 후 사망한 원로들 갑자기 칭송 왜?

목용재 기자
입력 2016.08.13 06:32
수정 2016.08.13 06:32

농업 어업 인민배무 등 각계 원로 11명 집중 조명

'군 계열 인사'는 없어…김정은의 군 홀대 연장선?

북한이 새 기록영화를 통해 지난해 12월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생애를 비중 있게 조명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9일 1시간 10분 분량의 기록영화 '어머니당의 품' 제3부를 방영, '혁명전사'로 칭한 11명 가운데 김양건에게 가장 긴 13분을 할애해 그의 생애와 치적을 소개했다.ⓒ연합뉴스

혁명전사 11명 가운데 '군 계열 인사'는 없어…김정은의 군 홀대 연장선?

북한이 지난 9일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된 기록영화 '어머니 당의 품' 제3부를 통해 '혁명전사' 11명을 선전한 것은 김일성 주석부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까지 이어지는 북한 주민들의 충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9일 방영된 기록영화에서 거론된 '혁명전사' 11인은 북한의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김일성시대부터 김정일·김정은 시대까지 신임을 두텁게 받았던 인사들로 알려져있다. 특히 이들은 각 분야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로 김일성시대부터 대를 이어 충성을 다하다가 김정은 시대에 접어들어 사망한 인물들이다.

기록영화에서 '혁명전사 11인'으로 거론된 인물들은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양건 전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해 김옥순, 전순희, 리순임, 홍완태, 김락희, 정춘실, 박영순, 김룡린, 리동규, 홍성관 등이다.

11일 통일부와 복수의 탈북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생전 몸담았던 분야는 다양했다. 농업 및 어업과 상업계는 물론이고 체육 및 영화, 대남선전 분야, 6.25참전용사 그리고 항일혁명투사 계열까지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거론된 11명은 모두 김정은 시대에 사망한 인물들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사망 당시 김정은의 화환을 받았던 인물들로 추정되지만 동명이인이 있어 정확하게 파악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정춘실은 자강도 상업관리소장으로 상업분야에 종사하면서 '자력갱생'의 모범으로 김일성·김정일의 신임을 받으면서 '정춘실 따라하기운동'도 벌어졌다. 후에는 노력영웅 칭호를 받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도 역임한 바 있다. 탈북자들 사이에서 정춘실은 김정일에게 "오라버니"라고 부른 여성으로 많이 알려져있다.

김락희는 북한의 농업전문가로서 북한 곳곳에서 농촌경리위원회 위원장을 하다가 내각부총리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김옥순과 전순희는 항일혁명투사, 리순임은 6.25참전 용사였다. 특히 김옥순은 최광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내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특히 당 중앙여맹위원장까지 역임했던 북한 여성계에서 알아주던 인물이다.

홍완태는 인민과학자로서 '혁명전사 11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북한에서 세균 분야에 선구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세균전 연구소로 알려진 정주미생물가금연구소 소장 출신으로 세균무기를 만드는데 공로를 인정받았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박영순과 김룡린은 북한의 인민배우였다. 특히 김룡린은 '영화광'이었던 김정일에게도 총애를 받고 당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았던 인물이었다. 리동규는 북한 체육과학원 부원장으로 북한 체육계에 큰 공로를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성관은 선장으로 어업종사자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김양건은 대남담당 비서로 지난해 말 사망한 인물이다. '어머니 당의 품' 제3부에서 11명의 혁명전사 가운데 김양건에 할애된 분량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명예회장은 '데일리안'에 "이 사람들의 업적도 있겠지만 현재 북한이 내부적으로 분열되가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 혁명전사 11인을 만들어 선전한 것 같다"면서 "각 분야별로 모범적인 사례를 가지고 세움으로써 각 분야의 사람들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혁명전사 11인 가운데 군 계열 인사라고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인사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일제시대 항일혁명투사와 6.25참전자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이들이 군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김정은 시대에 접어들면서 김정일 시대 중시했던 군부 세력은 점차 홀대받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혁명전사 11인 가운데 군 계열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김정은 정권의 군부홀대 기조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본보에 "혁명전사 11인 가운데 누구나 알만한 군부 출신의 인물이 선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특이하다. 리을설 같은 군부 원로도 넣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의외다"라면서 "김정은 체제 들어서면서 김정은이 군을 홀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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