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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을 만난 남북 청소년들은 박수를 치며...

하윤아 기자
입력 2016.08.02 05:11
수정 2016.08.02 05:52

<통일원정대 독립운동 유적지를 가다 - ②>

김구 피란처 등 찾아 "우리도 통일사역 힘쓰자"

미래 통일 한반도의 주인공인 남북의 청소년들이 지난 7월 25일부터 30일까지 5박 6일간의 '통일원정'에 나섰다. 북한이탈청소년과 남한청소년은 중국 상해·항주 소재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역사적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랐고, 강원도에 위치한 분단의 현장에서 함께 손을 맞잡고 통일을 노래했다. 남북청소년 통일원정대는 원정 기간 동안 서로의 경험과 통일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보이지 않는 벽을 조금씩 허물어 나갔다. 데일리안은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이 주최한 이번 통일원정에 참여해 남북의 청소년들이 소통하며 하나되는 '작은 통일'을 이뤄내는 과정을 기사에 담았다. < 편집자 주 >

김구 선생이 일본의 추적을 피해 은신했던 중국 가흥의 진동생 집 내부 모습. ⓒ데일리안

김구 선생이 일본의 추적을 피해 은신했던 중국 해염의 재청별장 내부 모습. ⓒ데일리안

"대한민국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목숨을 내건 김구 선생과 같은 분들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어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선조들에 부끄럽지 않게 우리도 통일을 위한 사역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요?" - 탈북청소년 김은주(가명, 23)

남북의 청소년들이 한 데 모여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로 '통일 원정'에 나선 지 이틀 째. 독립운동의 지도자인 김구 선생이 당시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 은신했던 피란처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 현장을 둘러본 '통일원정대'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노력에 탄복하며 존경심을 표했다.

지난 2013년 탈북해 중국을 거쳐 국내로 들어왔다는 탈북청소년 김은주 양은 “탈북하고 중국에 머물렀을 때는 불안감에 마음을 졸이면서 생활해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중국에 다시 와 독립운동가들이 사역했던 곳을 돌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지금 우리 시대에 이런 분들이 한분만 계시다면 통일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 주최로 지난 25일부터 3박 4일간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 답사에 나선 원정대는 원정 이틀 째인 26일, 중국 가흥과 해염에 위치한 김구 선생 피란처를 찾았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의거 이후 일본군은 독립운동 세력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이 때 김구 선생은 많은 중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은신하며 일본군의 검거 선풍을 피할 수 있었다.

실제 김구 선생은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중국인 저보성과 그의 수양아들 진동생, 며느리 주가예, 뱃사공 주애보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정대는 김구 선생이 일본군의 추적을 피해 몸을 숨겼던 가흥의 진동생 집과 해염의 재청별장 등을 둘러보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김구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이번 통일원정에 참여한 한영외고 2학년생 전지민 양(18)은 "김구 선생이 26년이라는 세월 자신의 생애 절반을 나라를 위해 바치셨다는 점을 직접 와서 보고 느끼게 됐는데, 그분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없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할 따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정대 일원인 탈북자 양모 씨(26)는 "중국 땅에서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보니 대한민국 정부가 이런 분들의 노력으로 이뤄졌다는 생각에 참 감사했고, 일본의 감시와 위협 속에서도 꾸준히 독립운동을 이어온 것이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남북청소년 통일원정대가 중국 상해에 위치한 만국공묘에서 순국 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중국 상해에 위치한 만국공묘에 박은식 선생의 묘비가 놓여있는 모습. ⓒ데일리안

중국 상해에 위치한 홍구공원 내 윤봉길 기념관에서 남북청소년 통일원정대가 윤봉길 의사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통일원정대는 이어 27일 중국 상해로 이동해 박은식·신규식·노백린·김인전 등 한인 독립운동가들의 묘비가 있는 만국공묘를 찾았다. 원정대는 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의미에서 묘비 앞에서 묵념한 뒤 태극기를 흔들며 다함께 애국가를 제창했다.

이후 원정대는 윤봉길 의사가 1932년 일본군의 상해 점령 기념행사 당시 일본군 수뇌부를 향해 폭탄을 던졌던 홍구공원을 방문했다. 윤봉길 의사 기념비를 지나 기념관에 들어선 원정대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현지인의 설명을 들으며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윤봉길 의사의 활동을 되돌아봤다. 기념관 2층에서 윤봉길 의사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영상을 시청한 뒤에는 원정대 사이에서 절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원정대는 윤봉길 의사가 실제 폭탄을 던졌던 장소로 이동했다.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지에는 현재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동상과 묘지가 자리하고 있다. 원정대는 실제 홍구공원 의거 현장인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중국에서의 독립운동 유적지 답사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영외고 2학년생 정민주 양(18)은 "김구 선생이 직접 살았던 처소나 윤봉길 의사가 폭탄을 투척한 곳을 가보면서 독립에 대한 그 분들의 의지를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 더욱 마음에 와 닿았고, 중국에서 임시정부 활동을 도와줬던 분들에 대한 새로운 지식도 얻어갈 수 있었다"며 "또 탈북한 분들과 이번 원정을 함께하면서 평소 막연하게 생각했던 통일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중국 답사 일정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탈북청소년 정국성 군(24)은 "북한에서는 김구 선생이 해방 전 북에 왔다갔다는 것만 배웠고, 한국에서는 역사를 배울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에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을 했던 곳을 집중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일선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백범일지에 나온 이야기를 이곳에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니 울컥하는 순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돌면서 남한 친구들과 통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참 좋았다"며 "통일에 있어서 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아가면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앞으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이런 프로그램들이 많아져 남북의 청소년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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