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당대회는 여전히 60대 전성시대?
입력 2016.07.30 06:08
수정 2016.07.30 06:08
황우여·박근혜·김무성 모두 60대에 전당대회 승리
이번 전대 유일한 60대인 이주영의 결과에 관심
새누리당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제4차 8·9 전당대회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며 승기를 잡기 위한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60대 후보가 승리할 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2,3차 전당대회에서는 모두 60대 후보가 승리했다.
황우여·박근혜·김무성 모두 60대에 전당대회 승리
이번 전대 유일한 60대인 이주영의 결과에 관심 .
이에 따라 큰 이변이 없는 한 당 대표를 쟁취하기 위해 5명의 주자가 후보로 등록을 할 전망이다.
앞선 세 차례 진행된 새누리 전대의 공통점은?
새누리당은 당초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가 당을 쇄신한다는 차원에서 지난 2012년 2월 2일 당명을 개정했고, 이후 총 세 차례의 전당대회를 실시했다. 재밌는 점은 세 차례 모두 60대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의 이름으로 첫번째 전대를 치른 것은 2012년 5월 15일이었다. 19대 총선 직후였던 당시 전대는 한나라당 마지막 지도부인 '홍준표호'의 뒤를 이어 새로운 지도부를 뽑기 위해 열렸다.
후보로는 정우택, 심재철, 유기준, 김태흠, 원유철, 홍문종, 김경안, 황우여, 이혜훈 등의 인물들이 나섰다. 이 중 김경안, 이혜훈 후보는 원외 신분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현역 의원이었다.
후보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황우여 후보(1947년생·66세)가 가장 나이가 많았고 이혜훈 후보(1964년·49세)으로 가장 적었다. 당시 우리나이로 60세 이상이었던 후보는 황 후보와 정우택 후보(1953년생·60세) 두 명이었다.
결과는 황 후보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친박계 주자로 나선 황 후보는 3만 27표로 2위 이혜훈 후보(1만 4454표)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대표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새누리당 전대=60대 승리'의 서막을 연 것이다. 또 다른 60대 후보였던 정우택 후보는 4위에 해당하는 1만 1205표를 획득, 최고위원에 당선되며 체면 치레를 했다.
2차 전당대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열렸다. 그 해 8월 20일, 제18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지명을 위한 대회였다. 이 대회에는 총 5명(김문수, 안상수, 김태호, 임태희, 박근혜의 후보들이 뛰어들었다. 이 중 현역 신분은 김태호, 박근혜 후보 뿐이었으며 김문수 후보는 경기도지사를 맡고 있었다.
후보 중 60대는 절반이 넘었다. 김문수(1951년생·62세), 안상수(1946년생·67세), 박근혜(1952년생·61세) 후보가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태호(1962년생·51세) 후보와 임태희(1956년생·57세) 후보가 젊은 패기로 맞섰으나 결과는 박근혜 후보의 승리였다.
박 후보는 83.97%라는 경이적인 득표율로 새누리당의 제 18대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2위 김문수 후보가 8.7% 득표율를 기록했으니 1,2위의 차이가 10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결과였다. 박 후보는 본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꺾으며 질주했다. (문 후보는 1953년생이다.)
가장 최근이었던 3차 전당대회는 2014년 7월 14일 새로운 여당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열렸다. 새롭게 탄생될 지도부는 20대 총선에 일정 부분 관여할 수 있었기에 김무성, 서청원, 이인제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출전했다. 박창달 후보가 원외 인사로 참여했으며 앞서 전대에 한 차례씩 나선 바 있는 홍문종, 김태호 후보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후보들의 무게감은 나이에서부터 드러났다. 총 9명의 후보 중 당시 60대는 김무성(1951년생·64세), 서청원(1943년생·72세), 이인제(1948년·67세), 김을동(1945년생·70세), 박창달(1946년생·69세), 홍문종(1955년생·60세) 등 6명에 달했다. 노련미의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이 대회에서 김무성 후보는 총 5만 2706표를 얻어 3만 8293를 얻은 서청원 후보를 여유있게 제치고 대표최고위원이 됐다. '새누리당 전대=60대 승리'라는 법칙이 3회째 이어지게 된 것이다.
제4차 전당대회 유일한 60대 후보 이주영, 기록 이어갈까
제4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경환, 서청원, 나경원, 김문수, 홍문종 등 다양한 이유로 화제의 중심이 됐던 인물들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회가 마이너리그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유력 주자들이 빠지면서 각 후보 진영 내부에서도 '도토리 키재기 대회'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이렇듯 4차 전대는 특별한 관전포인트가 떠오르지 않는 모습이지만 이번에도 60대 후보가 당선될 지를 지켜보는 것이 하나의 흥밋거리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언론에 알려진 6명의 후보들 중 60대는 1951년생의 이주영 후보가 유일하다. 정병국 후보와 한선교 후보는 각각 1958년생, 1959년생으로 50대의 끄트머리에 있다.
이제껏 고령 후보들이 그랬듯 이 후보도 오랜 정계 생활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종로 당협 간담회'에 참석해 "선수나 나이를 보면 (후보들 중) 내가 제일 선배"라고 소개했다. 연륜과 경험을 강조한 것이다.
판사 출신으로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장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 때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세 차례 떨어진 적이 있지만 이것이 이번엔 동정표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어 기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친박계이면서도 계파색이 옅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지만 이것은 곧 친박계 표를 흡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단점으로도 열거된다. 당에서의 위치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약점으로 짚히는 것이다. 또한 당내 선거에서 수 차례 낙선한 것이 조직력 부재로 해석되는 등 문제점도 노출돼 승리를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온화한 성품을 가진 그가 상대방의 거센 네거티브를 어떻게 막아내는가 하는 것도 '새누리당 전대=60대 승리'라는 법칙을 이어가는 것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