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 혐오범죄 아닌 '망상 착각'
입력 2016.05.23 10:20
수정 2016.05.23 10:24
전문가 "여성들이 자신을 해코지할거라는 불안감에..."
강남역 인근 상가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른 남성에게 여성이 자신을 해코지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전문가가 진단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3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조현병을 가지게 되면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보다는 망상의 대상에게 공격 행위를 하는게 일반적"이라면서 "그런데 이 사람(범죄자)은 유달리 여성들이 자신에게 뭔가 해코지를 할지도 모른다 이런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보통 망상으로 두려워하는 대상은 귀신인 경우도 있고 아주 지위가 높은 힘이 센 남자일 수도 있고 다양한 망상을 지닌다"면서 "(이 범죄자는) 망상의 내용이 우연히도 여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범죄자는) 2003년에서 2007년까지 누가 나를 욕하는 것 같이 들린다. 이렇게 환청을 호소했는데 2008년도에 정신분열병으로 진단을 받은 것으로 기록상 나와있다"면서 "그리고 2008년에 1년 이상 가출을 해서 노숙생활을 하면서 증상이 많이 악화가 돼서 이후에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 거의 6차례 정도를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피해망상의 대상이 여성에 대한 피해의식이다 보니까 어머니도 여성이라고 생각해서 어머니에게도 욕설과 폭행도 했다. 또한 어머니가 준 옷 같은 걸 입지 않고 이랬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건은 혐오사건이라 보기 어렵다. 이렇게 정신분열병처럼 의사결정 능력상에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망상착각에 의해서 벌어진 범죄를 혐오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