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직업병 문제 마무리...반올림은 계속 싸우려고만"
입력 2016.05.18 11:22
수정 2016.05.18 11:54
삼성전자 백혈병 당사자, 기고문 통해 심경 밝혀
"반올림명단은 '전화한통·카더라식' 명단...변화없어 안타깝다"
18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직업병 가족대책위(이하 가대위) 소속의 김은경씨는 이날 사내매체인 '미디어삼성'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에 91년 입사해 96년까지 일했다“면서 ”옛 동료, 선후배들께 20년 만에 글로 인사드린다"며 말문을 뗐다.
김씨는 “가대위 회원들은 지난 1월 14일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를 만나 위로의 말을 듣고 사과문을 전달받았다”면서 “마침 그날이 25년전 온양사업장에 입사한 날(1991년)이어서 감회가 깊었다”며 기고문을 통해 심경을 털어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가대위는 반올림과 함께 삼성 직업병 문제 협상대표로 참여하던 8명 중 6명의 발병자·유가족이 독립해 구성한 단체다.
김씨는 “퇴직한 뒤 9년이 지난 2005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당시 첫째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둘째 딸이 겨우 4살이었다”면서 “직업병 문제가 잘 해결돼 아이들을 키우는 데만 전념할 수 있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는 “오랫동안 회사와 싸워온 우리가 (회사와) 화해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14년 권오현 대표이사의 사과였다”면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정성이 느껴졌고, 그런 진정성이 가족대책위가 조정위원회를 제안하고 권고안이 마련되도록 도울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얻어낼 것은 얻어내면서 하나씩 하나씩 꼬인 실타래를 풀어갈 수 있었다”면서 “150여명이 신청하고 110여명이 보상을 받았다면, (보상문제는)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7년 넘게 반올림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지켜본 반올림 제보자 명단은 전화만 한통 받아도 한명 추가했고, 건너건너 ‘발병한 사람이 있다더라’ 하면 또 한명 추가되는 식으로 작성된 명단이었다”고 고백했다.
김씨는 “반올림은 여전히 전혀 변화가 없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면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저희들에게 반올림 활동가들은 “그럴거면 나가라”고 했다. 반올림에서 쫓겨나서 만든 단체가 가족대책위“라고 말했다.
그는 “반올림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아마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되면 반올림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고 자신들이 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올림의 활동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름을 높이는 데 집중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그들(반올림)이 200일 동안 농성하고 있는 것이 피해자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반올림 활동가들은 삼성이 존재하는 한 무슨 꼬투리를 잡아서라도 계속 싸우려고만 할 것이다. 반올림 활동가에게 보상에 대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물었더니, 그냥 계속 싸우겠다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곧 직업병 예방을 담당할 독립적인 옴부즈만위원회가 출범해 활동을 시작한다”면서 “보상과 사과에 이어 예방 문제도 잘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