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쒀서 뮌헨 주기’ vs '뮌헨이 먹여살린다'
입력 2016.05.12 10:33
수정 2016.05.12 14:54
훔멜스 뮌헨행 놓고 갑론을박 이어져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마츠 훔멜스(28)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떠나 라이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다.
도르트문트는 10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훔멜스의 뮌헨행을 공식 발표했다. 5년 계약을 맺은 훔멜스의 합류 시점은 오는 7월 1일이고, 이적료는 약 3800만 유로(약507억 원)로 알려졌다. 뮌헨 역시 비슷한 시간 훔멜스 영입을 전했다.
예견된 결말이다. 도르트문트는 지난달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훔멜스가 아직 1년 계약이 남아있지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과 작별한다. 본인이 뮌헨으로 떠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아직 뮌헨에서 정식 제의는 없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팀을 떠나는 것과 뮌헨행을 기정사실화했다.
훔멜스 이적에 규정상 문제는 전혀 없다. 훔멜스는 뮌헨 유스 출신이고 지금도 그의 가족들이 뮌헨에 거주하고 있다. 선수 본인도 내심 뮌헨행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도르트문트는 유럽 명문구단들의 러브콜도 주가가 높아진 시점에 적절한 가격에 훔멜스를 팔았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뮌헨은 유럽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인 훔멜스를 확보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팬들로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마리오 괴체 등에 이어 또다시 도르트문트가 공들여 키운 주축 선수들을 ‘죽 쒀서 뮌헨에 바친’ 꼴이 됐다. 이 선수들은 지금도 도르트문트-뮌헨전 때마다 도르트문트 팬들의 어마어마한 야유를 받고 있다.
사실 리그 경쟁팀내의 이적은 타 리그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분데스리가는 벌써 4년째 뮌헨의 장기 독주체제가 고착화되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그나마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뮌헨의 대항마 역할을 하던 유일한 팀이다.
하필 최대 라이벌팀의 핵심 중 핵심 선수들만 빼와서 상대를 약화시키고 뮌헨은 점점 강해지니 도의적으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행보로 인하여 뮌헨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전국구 구단이지만, 동시에 안티가 가장 많은 구단이기도 하다.
뮌헨 측도 할 말은 있다. 결과적으로 도르트문트도 뮌헨에 비싼 값에 선수들을 팔아서 재정적으로 이득을 챙기지 않았느냐는 비판이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뮌헨이 도르트문트를 먹여 살린다는 우스개도 들린다. 뮌헨이 도르트문트에서 영입한 선수들은 전력상 반드시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들이었고, 단지 무차별적인 선수 쇼핑과는 거리가 있었다.
올 시즌 도르트문트의 주장까지 역임했던 훔멜스의 ‘변절’은 많은 도르트문트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22일 도르트문트와 뮌헨의 포칼컵 결승에서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 자못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