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빗자루 폭행’ 고교생 소년부 송치…사실상 선처

소년부 심리는 처분 가볍고 기록에 남지 않아

2015년 12월,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 3명이 기간제교사를 빗자루로 폭행하고 욕설까지 한 사건 이후 피의자들이 소년부로 송치됐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수업 도중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폭행하고 욕설을 한 고등학생 2명이 사실상 선처를 받았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2단독 이수웅 판사는 27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군(16) 등 2명에게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 판사는 “피고인들에게 인정된 형사 책임이 절대 가볍지 않지만 모두 범행을 인정하고, 나이가 불과 16, 17세의 어린 소년인 점, 사건 이전에 한 번도 형사입건조차 된 적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사처분보다는 교화를 통한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판시했다.

선고에 앞서 이 판사는 “제가 지금 하는 말을 귀담아듣지 않을 수도 있고 빨리 사건이 종결되기만 기다릴 수도 있지만, 재판장으로서 피고인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몇 가지 당부의 말을 드린다”며 피고인들에게 충고의 말을 했다.

그는 “피고인들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진심은 알 수 없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진지하게 반성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어린 나이에 구속, 재판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남은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피해 교사에 대해 언급하며 “피해자인 교사가 여러분을 용서했지만 제 생각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 군 등은 지난 23일 경기지역 모 고등학교 교실에서 기간제 교사를 수차례 빗자루로 때리고 욕설과 함께 손 등으로 머리를 밀친 혐의로 기소됐다. 애초 구속됐으나, 구속 적부심사를 거쳐 풀렸다.

사건 당일 피해 교사가 출석체크에 대답하지 않은 가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을 무단결석 처리한 것에 불만을 품고 이처럼 행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A 군 등과 함께 폭행에 가담한 나머지 3명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됐으며, 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유포한 학생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이들은 소년부 송치에 따라 수원지방법원 소년재판부에서 재판을 다시 받는다. 재판은 소년법에 따라 ‘보호자 및 위탁보호위원 위탁처분’부터 ‘소년원 송치’까지 1∼10호 보호처분이 내려진다.

소년부 심리는 일반 형사재판과 달리 일반인의 방청이 불가하고 결과도 공개되지 않는다. 또 소년부 판결은 사회봉사, 보호관찰 등 일반 재판에 비해 가벼운 처분을 하며 처분 결과는 기록에 남지 않는다.

앞서 검찰이 A 군 등에게 장기 1년에서 단기 4월을 구형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선고는 사실상 선처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