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현 지도체제 유지...라울 의장 제1서기 연임
입력 2016.04.20 10:49
수정 2016.04.20 10:54
카스트로 전당대회 대의원 선거에서 공산당 1서기 재추대...의장 사퇴해도 실권 유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겸 공산당 제1 서기(84)가 다시 공산당 제1 서기로 추대돼 당분간 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인 그란마 영문판의 보도에 따르면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17~19일(이하 현지시각) 열린 제7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선거를 통해 카스트로 의장이 임기 5년의 공산당 제1 서기직에 연임됐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공산당은 제2 서기인 호세 라몬 마차도 벤투라(85)도 5년간 연임하기로 하면서 당 중앙위원회 구성을 확정했다.
이번 연임 결정은 지난 3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등 미국과의 관계 개선 와중에 경제 개방과 개혁의 속도를 조절하려는데 무게가 두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카스트로 의장은 앞으로도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로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경제 개혁 등을 주도하게 된다.
초대 국가평의회 의장이었던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은 형과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 혁명에 참가한 혁명 1세대다. 국가평의회 부의장과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다가 2008년 제2대 국가평의회 의장에 선임됐고, 2011년 4월에는 쿠바 공산당 제1서기직까지 물려받아 권력승계를 마무리했다.
앞서 카스트로 의장은 공산당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자며 당 중앙위원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상한 나이를 60세로, 당에서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상한 나이를 70세로 설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쿠바의 지도체제가 당분간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날 카스트로 의장은 “이번 전당대회는 역사적 세대가 이끄는 마지막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며 “혁명과 사회주의의 깃발을 젊은 세대에게 넘겨주겠다”고 말했다.
5년 만에 치러진 이번 전당대회에는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89)도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나도 곧 다른 사람들과 같아질 것이며 (죽음의) 시간은 모두에게 찾아온다”며 “쿠바 공산주의 사상을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이번 발표와 함께 2018년에 국가평의회 의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