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쉑쉑버거' 한국진출 기대되는 이유
입력 2016.04.03 14:35
수정 2016.04.03 14:59
[김영진의 라이프랩] 매장 위치와 가격 이슈 관심...제2의 스타벅스처럼 클 수 있을까
쉑쉑버거 뉴욕 어퍼웨스트사이드점. ⓒ쉑이크쉑홈페이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풀고 센트럴파크와 미국 자연사 박물관가 있는 곳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길모퉁이 가게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무엇인가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애완견과 함께 나와 버거도 먹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자리가 없어 포장을 해서 센트럴파크에서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분명 맛집이라 생각해 대열에 합류해 버거와 감자칩, 밀크셰이크 등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것이 바로 쉐이크쉑(Shake Shack, 이하 쉑쉑버거)과 나의 첫 인연이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철로 된 트레이에 나온 버거에는 두툼한 패티와 야채가 아주 신선해 보였다. 빵도 버터를 발라 구웠는지 남다른 맛이었다. 특히 밀크셰이크가 아주 맛있었다. 가격도 15달러 내외로 비싼 편이 아니었다. 또 쉑쉑버거 매장 내 주요 고객들이 중산층 이상의 백인들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타임스퀘어 주변 맥도날드에서 목격했던 불친절한 직원들과 흑인 손님들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미 미국에서 맥도날드는 지는 해였고 쉑쉑버거가 대세로 자리 잡은 듯한 모습이었다.
이런 쉑쉑버거가 오는 7월 한국에서도 생길 예정이다.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그룹이 지난해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 인터내셔널사와 한국 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본사가 한국에 직진출하는 것이 아닌 SPC그룹(파리크라상)에 프랜차이즈를 주는 형식으로 한국에 진출하는 것이다.
쉑쉑버거는 일본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출했다. 일본 도쿄에 아시아 처음으로 오픈한 쉑쉑버거는 2시간 줄서는 것은 기본이라 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SPC그룹 역시 쉑쉑버거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매장수를 대폭 확대하지는 못하겠지만 일본에서와 비슷한 인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SPC그룹은 쉑쉑버거 1호점을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유동인구가 풍부한 곳으로 정할 예정이다.
또한 관심을 끄는 것이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버거에 대한 인식이 저렴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1만5000원만 넘어선다면 가격 저항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식자재 가격이 비싼 우리나라 특성상 미국 현지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꽤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버거킹만 하더라도 세트로 먹으면 1만원대를 훌쩍 넘어가고 맥도날드의 시그니처버거도 1만원대가 넘는 상황에서 쉑쉑버거의 평균 가격이 2만원 내로만 정해진다면 큰 저항이 없을 것으로도 보인다.
또 양적인 면에서 SPC그룹이 쉑쉑버거 매장을 2020년까지 25개 정도만 내겠다고 밝혀 대세로 자리 잡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두고 볼 일이다. 문화나 음식 수준은 올라가기는 쉬워도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 한번 맛있는 음식을 맛본 고객들은 저질의 음식 맛을 금방 알아챈다. 그만큼 쉑쉑버거를 맛본 사람들은 낮은 단계의 버거를 찾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쉑쉑버거의 한국 진출은 롯데리아나 버거킹, 맥도날드 등 버거 전문기업 뿐 아니라 외식업계의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는 듯하다. 제 2의 스타벅스처럼 한국 시장에서 커 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외면 받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