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지워버린 카세미루…엘클라시코 숨은 MVP
입력 2016.04.03 10:10
수정 2016.04.03 10:11
벤제마 이어 호날두 결승 역전골로 엘클라시코 승리
3선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바르셀로나 공격 무력화
중원에서 끊임없이 메시를 괴롭힌 카세미루. ⓒ 게티이미지
난세에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카세미루가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며 주가 상승했다.
레알은 3일(한국시각), 캄프 누에서 열린 ‘2015-1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서 2-1로 승리했다. 시즌 두 번째 엘 클라시코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레알은 1차전 0-4 대패 복수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승리 주역은 단연 베일과 벤제마, 그리고 호날두로 이어지는 BBC 라인이었다. 벤제마는 후반 17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그리고 호날두는 후반 막판 결승골을 뽑아내며 승리 수훈갑이 됐다.
BBC라인 못지 않게 카세미루의 활약도 돋보였다. 중원의 숨은 일꾼으로서 카세미루는 바르셀로나의 쟁쟁한 선수들과의 중원 싸움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력이 좋은 카세미루가 바르셀로 미드필더진과의 싸움에서 공격을 차단하면서 레알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경기를 운용할 수 있었다.
패싱력은 다소 아쉬웠지만 수비력과 활동량만 놓고 봐도 카세미루는 이날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날 지단 감독은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이스코를 대신해 카세미루를 깜짝 선발 출전시켰다. 중원에 모드리치와 크로스를 배치하면서 이들 밑에 카세미루를 배치해 수비력에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계획이었다.
카세미루가 3선에서 수비적인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게 되면서 크로스와 모드리치 라인은 마음 편하게 중원에서 움직일 수 있었다. 감독 믿음에 보답하듯 카세미루는 진공 청소기와 같은 역할을 해냈다. 물론 번뜩이는 패스도 위협적인 장면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화려함 대신 안정감이 돋보였다. 지단 감독의 예측은 정확히 적중했다. 카세미루는 감독 믿음에 보답하며 팀에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다시금 보여줬다.
1차전 결과와 비교해도 알 수 있다. 1차전 당시 전 사령탑 라파 베니테스는 카세미루가 아닌 모드리치와 크로스 그리고 하메스를 중원에 배치하는 파격적인 전술을 내놓았고 예측은 실패했다. 미드필더에서 구심점을 잡아줄 선수가 나오지 않은 탓에 레알은 바르셀로나와의 중원 싸움에서 완전히 밀렸고, 이는 0-4 대패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달랐다. 이날 카세미루는 MSN 라인을 집요하게 괴롭혔고, 후방에서 카세미루가 든든한 움직임을 보여준 덕분에 레알은 마음 편하게 역습에 임할 수 있었다.
카세미루는 브라질 리그시절부터 유명한 유망주였다. 2013년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상파울루에서 레알로 둥지를 옮긴 그는 카스티야를 거쳐 포르투로 임대 이적했고, 잠재력을 터뜨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중용되며 입지를 넓히고 있는 브라질 기대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