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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포에 뚫린 구멍, 이걸 보고도 '북풍' 이라니...

하윤아 기자
입력 2016.03.27 10:24
수정 2016.03.27 10:25

<서해 수호의 날 기념-북 도발 현장 연평도를 가다③>

2010년 북한 포격 도발 당시 피폭현장 그대로 보존

제1회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25일 대전 현충원에서 개최됐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방한계선(NLL)이 있는 서해 바다에서 북한의 도발에 맞서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올해부터 처음 지정된 기념일이다. '데일리안'은 제1회 서해수호의 날을 기념해 서해 최북단 연평도를 방문, NLL과 연평도 현지의 상황을 점검하고 북한 도발에 맞선 영웅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봤다. < 편집자 주 >

인천 옹진군 연평면 내 지난 2010년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북한의 포탄에 의해 피폭된 장소를 가리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데일리안

1999년 제1연평해전, 2002년 제2연평해전 그리고 2010년 포격사건까지 6·25전쟁 이후 계속되고 있는 남북대치상황 속에서 숱한 사건들을 겪어온 연평도. 아픈 역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섬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안보체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에서 서북쪽으로 약 83.2km 떨어져있는 대연평도 내부 곳곳에는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의 상황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체험공간과 안보교육시설이 조성돼 관광객들로 하여금 최전방 요충지로서의 연평도를 실감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2일과 23일 '데일리안'이 방문한 대연평도에는 북한의 포탄 수십 발이 마을에 쏟아진 지 6년이 흐른 지금에도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포흔과 피폭된 건물, 포격 잔해물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민가가 밀집해있는 중부리 인근 도로 옆 종합운동장의 콘크리트 외벽은 북한의 포탄에 구멍이 뚫린 채로 남겨져 있는가 하면, 남부리 중앙로 표층부는 포탄에 맞아 깊게 파여 있었다. 이 같은 피격의 현장에는 각각 안내판을 설치해 연평도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인천 옹진군 연평면 안보교육장에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피폭된 민가 주택이 보존돼 있는 모습. ⓒ데일리안

특히 중부리 민간 주택 사이에 지어진 안보교육장에는 피폭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참혹했던 당시의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힘없이 무너져 내린 주택 외벽의 철근과 콘크리트, 으스러진 채 바닥까지 내려앉은 지붕 철판은 북한의 포격으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심각했음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피폭건물 바로 옆에는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의 안보교육장이 지어졌다. 현재 이곳에는 제1연평해전,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의 NLL 도발 사건과 관련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안보교육장 지하는 비상시 대피호로 활용하고 있지만 평상시에는 비상상황에서의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전시실로 외부에 개방하고 있으며, 지상 1층과 2층에는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한 상징조형물과 제1연평해전·제2연평해전·대청해전·천안함 피격 등의 사건발생과 경과, 피해상황 등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영상물이 전시되고 있다.

연평도 안보교육장 해설사는 '데일리안'에 "연평도는 망원경이 없어도 북한을 바로 볼 수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안보 교육이 되는 안보 관광지"라며 "포격주택을 보존해서 만든 이곳 안보교육장 외에도 연평도 곳곳에는 포격 당시의 실상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평도에는 포격사건 당시의 흔적들을 보존해놓은 안보 관광지 외에도 북방한계선(NLL)을 수호하기 위해 몸 바친 연평해전의 전사자들을 기리는 조형물이 설치된 평화공원(추모공원)과 맨눈으로 북한 해주 땅을 볼 수 있는 망향전망대 등이 조성돼 있다.

다만 안보교육장 해설사는 "(포격사건이 발생한 지) 5년 정도가 지나 연평도가 조금씩 잊혀져가고 있다"며 "연평도 포격 당시에는 안보견학을 많이 왔는데, 섬이라는 특성도 있고 세월호 영향도 있어서 관광객이 점점 줄어들고 지금은 주로 면회객들이 많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인천 옹진군 연평면 내 평화공원(추모공원)에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 ⓒ데일리안

실제 지난 22일과 23일 '평화공원', '망향전망대', '연평해전 전승비' 등 연평도 곳곳에 조성된 안보관광지에는 관광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연평리 산 3-52에 위치한 '서정우하사 전사지'는 피해 현장을 의미하는 빨간색 깃발이 칼바람에 펄럭이고 있을 뿐 상당히 초라한 모습이었다.

고 서정우 하사는 북한의 기습 포격 당시 휴가를 포기하고 중대로 복귀하던 중 포탄에 맞아 산화해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하지 못 했다. 다만 서 하사의 해병대 모표가 박힌 소나무 앞에 표지판을 설치, 그의 애국정신과 희생을 기리고 있다.

또 서 하사 전사지 근처에는 포격 당시 사망한 민간인 희생자 고 김치백, 배복철 씨의 넋을 기리는 의미에서 국민성금으로 건립된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그러나 시들어 말라있는 국화꽃만이 놓여있을 뿐 역시 관광객은 찾을 수 없었다.

이와 관련,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통계상 2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면서 "관광 인프라 자체가 적고 배 시간에도 제약이 있어 여러 가지 여건 상 관광객들이 오기 힘든 상황이지만 4월 1일부터 꽃게 조업이 시작되면 아마 관광객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보관광지 조성도 계속 하고 있다"며 "재작년 둘레길을 조성했고 안보교육장도 만들었는데 조만간 안보수련원도 조성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평면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한해 연평도를 찾은 관광객 수는 총 2만 1412명이었으며, 올해 1월과 2월에는 총 2167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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