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유아인의 '정치' '군대'…"쿨하고 싶다"
입력 2016.03.26 07:25
수정 2016.03.28 09:27
'반올림' 후 다양한 장르 필로그래피 완성
육룡이 이방원 역 인기 정점…군입대 앞둬
“연기가 9단이든 8단이든 중요하지 않다. 배우는 어떤 상대와 만나든 어떻게 대응할 지를 고민하고 판단해서 그 인물을 재창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직업에 의미를 두는 부분 역시 그 부분이다.”
‘대세’라는 수식어에 “제가 잘 나가나요?”라고 너스레를 떠는 배우 유아인. 어찌됐건 그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또 한 번 필모그래피를 완성했고 그렇게 배우로서 또 한 번 날아 올랐다. 유아인이라는 배우에 대해 다시금 ‘대체불가’ ‘대세’라는 수식어를 떠올리게 한 작품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물론 연이어 대선배이자 연기파 배우들과의 작업으로 화제성이나 작품성에서 얻은 이득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유아인이라는 배우 역시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흔한 말로 ‘꿀리지 않는’ 연기력을 피력했고 관객과 시청자는 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육룡이 나르샤' 이방원 캐릭터로 열연을 펼친 연기자 유아인이 남다른 종영 소감을 전했다. ⓒ UAA 제공
그는 “매 작품 좋은 선배들, 후배, 동료들과 연기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연기가 9단이든 8단이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번 다른 사람들과 작업해야 하는 직업인 만큼, 그들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는게 중요하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지난해 영화 ‘베테랑’과 ‘사도’, ‘좋아해줘’,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까지 연이은 히트작에 중심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동시에 많은 작품을 보여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전에 찍은 작품이 개봉한 작품도 있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손사레를 쳤다. 하지만 그는 “나에게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순간이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만은 사실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개인적으로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하지만 숙제가 생긴 거겠죠. 이방원도 그렇고 캐릭터가 선이 굵다 보니 ‘유아인은 센 캐릭터만 좋아하는 것 아니냐’ 오해도 할 수 있구요. 전혀 아니에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건 ‘밀회’의 선재 같은 역이에요. 이런 나에 대한 이미지를 깨는 게 숙제고, 저는 그런 선입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게 재미있어요. ‘실장님’ ‘동네 오빠’ 이미지가 아닌 걸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랬다. 유아인의 전작들을 보면 겹쳐지는 캐릭터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인기 있는 특정 캐릭터만 맡은 것도 아니었다. 시청률 20% 이상 찍은 드라마도 없고 로맨틱 코미디 실장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인은 대세가 됐고, 그 저반에는 서서히 성장하고 있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깔려 있었다.
'육룡이 나르샤' 이방원 캐릭터로 열연을 펼친 연기자 유아인이 남다른 종영 소감을 전했다. ⓒ SBS
유아인은 “이방원을 연기하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많이 느끼고 특히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내 연기가 변화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음을 포착하고 감지하면서 현장에서 숨 쉴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고 자평했다.
자신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있다’ ‘괜찮다’를 되뇌이며 배우 유아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그는 “난 한 명의 배우일 뿐이다. 인물을 창조하고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면서 없다. “자신감 넘친다? 아니다. 그저 나를 알고 그 배역 인물을 알고자 고민하고 표현하는 거다. 연기에 정답은 없는 거 같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아직도 뭐가 맞는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그 인물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것 뿐이죠. 10, 20대 배우들 역시 얼마나 예술혼을 느끼고 연기에 접근을 하겠어요. 저 역시 그저 진중한 배우가 되고자 노력했지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 연기만은 아니었어요. 주어진 인물을 어떻게 잘 창조할지 고민하고 준비하고 표현해서 설득력을 얻는 게 연기자라는 직업의 본질인 거 같아요. 그 본질에 충실히 임하면서 평생 연기하고 싶어요.”
개념스타? SNS스타? 유아인이 말하는 정치 그리고 군대
“대중들에게 박힌 이미지라는 게 정말 무서운 거 같아요. 저 SNS 안한 지 3년 됐거든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저보고 SNS스타래요. 그 선입견을 깨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정치요? 물론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국민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국민 아닌가요.”
유아인이 연기나 작품을 통해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또 한 켠으로는 ‘개념 어린 정치 발언’ 등으로 온라인상 화제가 되며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소신 발언을 둘러싸고 연예계 뿐만 아니라 정치에서 역시 화제가 되며 ‘개념 연예인’으로 또 하나의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사실이다.
'육룡이 나르샤' 이방원 캐릭터로 열연을 펼친 연기자 유아인이 남다른 종영 소감을 전했다. ⓒ UAA 제공
그는 “아무리 개인이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살아간다지만 중요한 건 정치이고, 그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했던 말이지만 이분법적이 아닌 오픈된 사고로 정치를 바라보고 투표 역시 반드시 해야 한다. 직업, 대학 선택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정치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당장 내 삶을 어마어마하게 바꿔놓지 않으니 중요하다 생각 안하지만 앞으로를 내다보면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소신발언 했다.
정치와 맞물려 그에게 민감한 문제는 역시 군입대와 관련한 선입견이다. 그는 “아직 결정난 거 없다”라고 잘라 말했지만 군입대를 기피하거나 그럴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못 박았다.
“물론 초라한 시기보다 지금 입대 하는 게 나은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나이 서른에 군입대가 얼마나 자랑스럽겠어요. 어린 나이게 일을 시작했고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이 나이가 됐고, 그저 덤덤하게 가려고 해요. 물론 떳떳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일을 위해 이기적으로 미뤘던 것도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합법적 선 안에서 미뤘고 합리적인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연말 시상식은 물론 참석할 수 없겠죠(웃음).”
개념스타답게 세상을 향해, 연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유아인이 SNS도 끊고 세간에 대해서도 자세를 낮추고 있는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개념 연예인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해가 만들어지는 세상, 사실 예전에는 저에 대한 고착화된 이미지도 없고 그렇다 보니 거침없었죠. 하지만 이제는 조심해야 하는 순간이 아닌가 생각해요. 책임이 따르는 30대가 된거죠. 그 오해를 줄이는 것도 제 몫이라 생각해요.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이 개념이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최대를 설득하는 게 거침없음이라 생각하고 솔직하고 진솔하되 잡음은 최소한으로. 그렇게 많이 이해받고 사랑 받고 싶어요.”
'육룡이 나르샤' 이방원 캐릭터로 열연을 펼친 연기자 유아인이 남다른 종영 소감을 전했다. ⓒ UAA 제공
이제 막 서른이 된 유아인. 배우로서 최고의 극찬도 받았고, 인기도 누렸고, 개념 스타로 등극하기도 했다. 더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로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낀 유아인이지만 ‘하루하루 두렵고 설레고 외로울 거 같다(육룡이 나르샤 마지막회 이방원 대사)’는 말을 남겼다.
“스타가 되려고 하고 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점에서 보면 연예인과 정치인은 비슷한 거 같아요. 남들 위에 서려고 하고 최고의 권력을, 최고의 인기를 가지려 하고. 하지만 그건 분명 외로운 일이거든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배우로 살아가면서 저 대사의 말에 공감하고 그렇게 느끼며 살아갈 거 같아요. 하지만 저 유아인은 누구보다 쿨한 배우가 되고 싶답니다. 저 진짜 쿨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