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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협박속에 담긴 '생화학 무기' 공포의 위력

박진여 기자
입력 2016.03.04 17:05
수정 2016.03.04 17:10

단거리 발사체 시험발사 선전중 '고에네르기 방사탄' 언급

전문가 "생화학무기 최강대국 북, 테러시 실전 사용할 것"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형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 제1위원장의 참관 일자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전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쏜 것으로 미뤄 3일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역대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가 만장일치로 채택 된지 하루 만에 북한이 국제사회와 우리정부를 겨냥해 각종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까지 언급하며 위협하고 나섰다.

신형 방사포 시험발사 직후 '고에네르기물질의 방사탄 전투부'를 운운해 북한의 각종 포 전력을 이용한 생화학무기 도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남 핵무기 도발보다 실전 배치돼 있는 북한의 생화학 무기를 이용한 대남도발이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한국시각)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지 10시간 만에 신형 300mm 방사포(다연장로켓) ‘KN-09’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6발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후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각종 핵무기 및 방사탄을 언급, 생화학 무기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해당 발사체 시험사격 당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 지도상황을 전하는 보도에서 “파편지뢰탄, 지하침투탄, 산포탄에 의한 여러 가지 사격방식으로 진행한 시험사격에서는 고에네르기물질을 혼합하여 위력을 높인 방사탄전투부의 파괴살상력이 놀라울 정도록 위력하다는 것을 검증확인하였다”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외세가 군사적강권을 휘두르며 전쟁과 재난을 서슴없이 강요하고있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우리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도는 앞으로도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하여 힘의 균형을 이룩하는것뿐으로 국가방위를 위하여 실전배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하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생화학 무기는 화학제 또는 세균(생물)제를 이용한 무기로 냄새나 형태 없이 적진에 침투할 수 있다. 때문에 폭발시 대량의 유해물질이 유출돼 오랜 시간, 보다 광범위하게 생명 물질을 변종시키는 살상력을 지녔다. 살상력으로만 따지고 보면 저비용 고효율의 무기인 셈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현재 실전에 바로 투입 가능한 탄저균·페스트균·천연두 등 총 13종의 생물학 작용제를 10여개 시설에서 최대 5000t 가량 보유하고 있어 생화학무기에 있어서는 미국·러시아에 이은 최강대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등에서 '방사성 물질'을 시사하는 핵배낭을 선보이며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생물학 무기인 탄저균 100kg이 서울 상공에서 살포될 경우 시민 300만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실제 테러 또는 전면전 시 북한이 이를 즉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생물학 작용제를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북한이 이를 테러나 전면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장경수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로버트 헤드룬드 주한미군사령부 기획참모부장은 지난해 말 주한미군 용산기지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북한은 탄저균·페스트균 등 총 13종의 생물학 작용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테러 또는 전면전에서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생화학무기에 있어서는 최강대국 반열에 오른 북한이 테러나 전시 상황에서 마음만 먹으면 즉시 생화학무기를 살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핵무기의 경우 실전배치까지 수차례 실험이 필요하지만, 생화학 무기의 경우 살포만 하면 되는 ‘완제품’으로 최근 ‘대남테러역량결집’을 지시한 북한 정권의 도발 시나리오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는 4일 ‘데일리안’에 “생화학무기 분야에서는 북한이 미국·러시아 다음으로 세계 최강대국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국제사회의 집중 제재 대상이 된 북한이 협박 카드로 생화학무기를 꺼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생화학무기는 포탄이나 무인기 등 다양한 형태로 공격이 가능해 테러나 전시상황 시 북한이 가장 먼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WMD)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 소장도 같은 날 본보에 “생화학무기는 핵무기처럼 수차례 실험을 거친 뒤 배치하는 것이 아닌 투발 수단을 통해 적진에 실어 보낸 뒤 살포만 하면 되는 ‘완제품’으로 곧 실전용이기 때문에 더 무서운 것”이라며 “북한의 경우 포탄이나 무인기 등 투발수단이 있어 이를 통해 병균, 독가스, 방사능 등 화학물질을 갖다 퍼뜨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만발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생화학무기 5000t 가량은 실험이 필요 없는 ‘완제품’으로 테러나 전시상황 시 포탄이나 무인기 등 투발수단을 통해 적진에 바로 살포할 수 있는 ‘실전용’ 무기라는 지적이다.

송 소장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5000t 가량의 생화학무기는 언제든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저장해놓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포탄이나 무인기 등 투발수단을 통해 적진에 보내 살포만 하면 끝나는 것으로, 완벽한 실전용 무기를 갖추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송 소장은 “북한 정권이 거듭 생화학무기 실전배치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당사국인 우리 입장에서는 실전배치된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한 만발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현재 ‘대남역량결집’까지 강조하고 나선 이때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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