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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은 왜 부산시당 창당대회에 불참했을까?

전주·부산 =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입력 2016.01.26 23:13
수정 2016.01.26 23:20

<현장>당 소속 의원 대거 불참, 현직 없는 부산 홀대?

위원장 추대 과정에 '고함', '욕설', '몸싸움'까지

국민의당 전북도당 창당대회가 열린 26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국민의당이 26일 전라북도 전주와 부산에서 각각 전북도당과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를 열었지만 이날 전북도당 창당대회에는 당 소속 대부분 의원이 참석한 것에 비해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에 안철수·주승용·임내현 의원과 한상진 공동준비위원장만 모습을 드러내 당내 현직이 없는 부산을 홀대하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국민의당은 앞으로 추가 시도당 창당 없이 오는 2일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최종 창당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당의 두 기둥 중 한 쪽인 김한길 의원이 지난 21일 전남도당, 광주광역시당 창당대회에 이어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에도 불참하면서 김 의원의 불참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불참이 창당을 주도하는 안철수계와 김한길계의 갈등이 여전히 계속되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부산은 안철수 의원이 앞으로 거점으로 삼을 지지기반으로 가장 유력한 지역이다. 따라서 '안철수판'을 만들어줘야할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에 창준위 상임부위원장인 김 의원이 불참한 것은 안철수계와 김한길계가 당의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과정 중에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수 없다는 김 의원의 복안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김 의원은 같은 날 오전 김한길계로 알려진 김관영 의원이 도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전북도당 창당대회는 참석하고 오후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는 불참해 논란을 더 부채질했다. 지금까지 김 의원은 당내 다수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광역시당과 같은 날 있었던 전남도당, 이날 부산광역시당까지 세 군데의 창당대회에 불참했다.

비단 김한길 의원 뿐만 아니다. 이날 오전 열렸던 전북도당 창당대회에는 안철수·김한길 의원을 비롯 주승용 원내대표, 문병호·유성엽·김동철·황주홍·임내현·권은희·김관영·장병완·김승남 의원 등 당 소속 의원이 대부분 참석했지만 주승용·문병호·임내현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대부분 각자의 일정이 있으셔서 바쁘셔서 그랬을 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김한길 의원실 측은 "비공개 일정이 많다"며 비공개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고 밝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당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에서 오영철 당원이 부산시당 위원장 선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부산시당 위원장 선출을 두고 당원들의 이의가 제기되고 장내에 소란이 일자 문병호 국민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장내를 정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전형민 기자

한편 이날 오후 5시가 넘어서 시작한 국민의당 부산광역시당 창당대회에서는 시당 위원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당원들 간에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원래는 부산진구의사회장을 맡고 있는 김현옥 부산시당 창당준비위원장을 합의추대 하는 방식으로 부산시당 위원장으로 앉히려고 했으나 일부 당원이 '이기 민주주의가?', '뭐하는 겁니까?' 등으로 반발하면서 참석한 안철수 의원 한상진 공동위원장에게 항의했다.

이 과정 중에 합의추대를 찬성한 지지자들과 반대하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고성과 욕설, 몸싸움이 오가며 장내는 아수라장이 돼었고 장내 정리를 위해 창당대회가 5분간 정회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 후 문병호 국민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원래 위원장 추대 예정이던 김현옥 위원장과 문제를 제기한 김병원 위원장을 공동으로 임명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진화했다.

예정에 없이 공동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병원 전 경성대 교수는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현역으로 있는 부산 남구갑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 중으로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지역에 철수산악회를 조직하고 이끌면서 안 의원과의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창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자 400여 명을 당에 집단 가입시키는 등 세를 과시하기도 했으며 이 지지자들이 이날 김현옥 위원장의 추대를 막아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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