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초등생' 사망 전 부친 무차별 폭행..살인죄 적용 검토

어머니도 시신 훼손 및 유기에 가담

사체 훼손 전 태연하게 치킨 시켜먹기도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의 피해 아동은 사망전 2시간 동안 행해진 아버지의 무자비한 폭행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어머니도 아들의 시신 훼손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에따라 피해아동에게 폭행을 가한 아버지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20일 어머니 한씨(34)로부터 사건 전날 남편이 아들을 2시간여 폭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아버지를 집중 추궁한 결과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최군은 아버지 최씨(34)에게 2시간 동안 구타 당하고 다음날 숨졌다. 어머니 C(34)씨는 남편의 폭행을 묵인했고 시신 훼손·유기에 가담했다.

이에따라 경찰은 아버지 최씨에게 살인죄 적용여부를,어머니 한씨에게는 시신 훼손 및 유기죄 적용여부를 검토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어머니 한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2년 11월 8일 오후 5시경 남편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30분 후 회사에서 조기 퇴근해 집에 와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한씨는 이어 “전날 남편이 집 안방에서 아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리게 한 상태에서 발로 차 머리를 바닥에 부딪치게 하거나 눕혀 놓고 발바닥을 때리는 등 2시간여에 걸쳐 폭행했다”고 말했다.

평소 아버지 최씨는 아들이 거짓말을 하고 말을 잘 들지 않으며 씻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이나 파리채 등으로 상습 폭행을 저질러왔으며, 같은 해 가을에는 최씨가 아들을 욕실에서 심하게 폭행해 의식을 잃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어머니 한씨도 경찰 조사에서 “당시 아이가 의식이 없어 인공호흡을 했었다”고 진술해 이같은 사실을 방증했다.

특히 사건발생 전날인 2012년 11월 7일 부부는 아들 폭행 후 함께 술을 마셨으며 최군은 심하게 맞은 채로 컴퓨터 책상에 앉아 방치됐다. 다음날 오전 한씨는 출근했고 최씨는 오후 5시까지 자택에서 잠을 자다 깨어났으나, 아들이 미동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한씨에게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경찰에서 “컴퓨터 책상에 쓰러져 있는 아들을 꼬집어 보니 반응을 보였으나 의식은 없어 아내에게 연락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한씨가 최군의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하는 과정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2012년 11월 9일 아들 시신을 훼손하고 아내에게 시신 일부를 버리라고 했으나, 혹여나 자신들의 신분과 범행 사실이 노출될까봐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씨가 최군 사망 당일 둘째인 딸을 데리고 친정에 갔다가 다음날 혼자 돌아와 사체 훼손과 유기에 가담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부부는 시신 훼손 전에 치킨을 시켜 먹었다고 진술했으며 신용카드 사용내역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는 21일 오전 중 현장 검증을 실시한 뒤 22일 최씨 부부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2012년 당시 최군이 다니던 초등학교로부터 최군의 장기 결석 통보를 받고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통보문을 방치한 담당 주민센터 측에 대해 '직무유기' 성립 여부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