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올해 미션 '전장부품 키워라'
입력 2016.01.16 11:25
수정 2016.01.16 12:21
스마트폰 부품, 올해 시장 악화로 불투명
실적 다변화와 그룹의 신성장동력 육성 차원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카메라모듈·무선충전모듈 관련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삼성전자가 부진하면 함께 동반 부진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악재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서도 갤럭시노트 5 판매 부진 및 재고조정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분기 갤럭시S7 출시로 인해 연초부터 부품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지속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 때문에 회사측은 올해 전장부품 사업 확대에 승부수를 걸 전망이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2년차를 맞은 올해가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회사의 실적 구조를 개편하기 적절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모터(HDD) 사업 철수와 파워모듈·튜너·전자식가격표시기(ESL) 부문을 분사한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회사의 체질개선 토대를 마련하기는 했지만 매출 등 실적 감소가 유력해 이에 대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14년 11월 보유 중인 삼성SDS 지분을 처분해 발생한 1조1000억원 가량의 현금 중 일부를 올해 전장부품사업 육성에 투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어 상호 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LG이노텍도 올해 전장부품 사업 육성을 천명하면서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인사로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종석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전장부품사업부를 확실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승부사업으로 정의하고 조 단위 규모 사업으로 집중육성하자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006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주행 안전성·편의성과 연관된 정밀모터와 센서를 비롯, 무선통신모듈·무선충전모듈·카메라모듈·전력변환모듈·터치패널·배터리제어시스템(BMS) 등 전장부품 제품이 20여종에 이를 정도로 제품을 다변화했다. 이러한 폭넓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규모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는 지난 2013년부터 LG전자가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인사에서 오너가인 구본준 부회장을 LG전자 대표이사에서 (주)LG 신사업성장추진단장으로 배치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부품 등 신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면에는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용 부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해소해야 한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카메라모듈 등 스마트폰용 부품 관련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이 주축인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2조1926억원으로 전체(4조5472억원)의 약 48.2%를 차지하면서 지난 2014년 3분기 누적 기준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38.9%)보다 크게 높아진 상태다. 또 영업이익도 1435억원으로 전체(1786억원)의 약 80.3%의 압도적인 비중을 보이고 있다.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이지만 그만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스마트폰 부품 실적이 타격을 받으면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약점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주요 고객사였던 애플이 아이폰 재고가 쌓이면서 올해 단말기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는 설이 제기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주요 외신들은 애플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 6S와 6S플러스의 올해 1분기 생산량을 당초 계획에 비해 약 30% 가량을 줄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이 중저가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어 광학솔루션사업부에 이어 두 번째로 실적 비중이 큰 기판소재사업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장부품사업부를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대체제로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직 양사 모두 전장부품 사업부의 비중이 크지 않아 단기간 내 주력사업부문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7721억 원, 영업이익 186억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7%(매출)와 10.4%(영업이익)에 불과한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모두 실적 다각화를 위해 올해 전장부품 사업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올해 관련 실적이 성장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부터 성장세가 본격화되는 등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