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별’ 무리뉴와 첼시, 어떤 결말 맺을까
입력 2015.12.18 17:22
수정 2015.12.18 17:22
선수단 장악 실패하며 무리뉴 3년차 징크스 입증
지도력 인정받아 새 클럽 구하는데 어려움 없을 듯
첼시에서 두 번째 이별을 맞게 된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첼시가 결국 무리뉴 감독과 결별했다.
첼시는 1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첼시와 무리뉴 감독은 상호 동의하에 더 이상 함께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이 발표했다.
지난 시즌 리그 챔피언을 차지했던 첼시는 올시즌에는 16라운드까지 4승 3무 9패(승점 15점), 리그 16위라는 믿기 어려운 성적을 거듭하며 강등권 근처까지 추락한 상황이었다. 비록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거듭된 부진에 지친 구단 수뇌부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리뉴 감독의 사퇴는 의미가 크다. 누가 뭐라 해도 무리뉴는 첼시 역사상 최고의 성공을 가져다준 감독이었다. 2007년에도 한번 경질된 경험이 있던 무리뉴 감독이 두 번이나 첼시의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두 번이나 과거에도 이미 거물급 감독들의 교체를 주저하지 않던 첼시에서 비교적 오래 기다려준 것도 그나마 무리뉴 감독이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무리뉴 감독의 몰락 배경은 이번에도 3년차 징크스와 선수단 장악 실패였다. 어느새 무리뉴 축구의 한계로 자리 잡은 3년차 징크스는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팀이 장기집권하지 못하는 것과 3년째로 접어들면서 팀 성적이 반드시 하향곡선으로 접어드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면서 유스 육성이나 세대교체, 리빌딩에 둔감한 무리뉴의 지휘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안팎으로 '적'을 많이 양산해내는 그의 리더십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무리뉴는 화려한 독설과 언론플레이에 가려졌지만, 정작 구성원들의 다양한 갈등을 조율하고 포용하는 '정치력'이 뛰어난 감독과는 거리가 멀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팀 내 레전드이던 카시야스와의 갈등으로 팀이 분열되는 상황을 초래했던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첼시에서도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와의 갈등, 디에고 코스타 길들이기 실패, 심판 판정에 대한 잦은 불만과 무더기 징계 등으로 결국 불필요한 분란만 초래하며 리더십에 큰 손상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첼시와 무리뉴 감독은 다시 각자의 길을 걸어가게 됐지만 어떤 면에서는 서로에게 분위기 전환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첼시에는 과거에도 몇 차례 성적 부진으로 위기를 겪었으나 감독 교체 이후 승승장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2009-10시즌 스콜라리 감독 경질 이후 히딩크 감독이 부임하면서 그해 FA컵 우승에 성공했고, 2011-12시즌에는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물러나고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도 첼시는 현재 과거 지휘봉을 잡은 경험이 있는 히딩크 감독이 무리뉴의 후임자로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아틀레티코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나, 뮌헨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영입도 거론되고 있다.
무리뉴 감독 역시 비록 첼시에서 두 번째로 물러나게 됐지만 여전히 유럽 축구계에서는 빅클럽들이 선호할만한 ‘스페셜’한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시장에 나온 무리뉴 감독을 두고 벌써부터 베니테즈 감독의 경질설이 거론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무리뉴를 재영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빠르면 이번 시즌 중에 무리뉴 감독이 다른 팀의 지휘봉을 잡는 광경도 불가능한 장면이 아니다. 두 번째 불편한 동거를 끝낸 첼시와 무리뉴에게 헤어짐이 또 다른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