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 위축된 카드사…장기 계획 '깜깜'
입력 2015.12.17 17:09
수정 2015.12.17 18:08
채권 발행 통해 자금 조달 받는 카드사
장기 경영 전략 구상 어려움 호소
“카드수수료, 내리기는 쉬워도 올리기는 어려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최근 가맹점 수수료 인하, 현금서비스·카드론 이자 인하 등 연이어 경영 악재를 맞은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당장 국내 금리인상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회사채 발행 등 장기 경영 전략 구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국내 카드사들은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받는다. 대부분 채권은 금리 인상 등의 변동을 막기 위해 3년에서 5년 단위 장기로 발행된다. 또 단기보다 장기 채권의 금리가 저렴해 카드사들은 중장기채권을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 국내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을 때 장기 채권발행이 위주였던 카드사들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수수료를 인하를 망설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금리인상이나 인하 이슈에 즉각적으로 혜택을 보지 못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향후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6개월에서 1년의 단기 채권을 발행해야 할 지 3년 이상의 중장기 채권을 발행해야 할 지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회사채가 대부분 3년 이상 장기로 발행된다"며 "이 때문에 국내 기준금리가 인하됐을 때 이자 혜택을 받은 게 없었지만, 가맹점 수수료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금리가 높다는 비난에 수수료와 금리를 인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준금리가 내려갔다고 가맹점 수수료를 대폭 내렸는데 기준금리가 올라간다고 수수료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번 내린 수수료를 올릴 때는 큰 진통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향후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금리가 저렴한 해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지만 분담금 등의 이슈가 있어서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카드채 금리(만기 3년 AA등급 기준)는 2012년 6월(업계 평균 3.8%)에 비해 약 1.7%포인트 하락한 2% 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