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는 왜 '일베'와 혈전을 벌이려고 하나
입력 2015.12.08 09:06
수정 2015.12.08 09:10
조갑제 측 "비난 수준 넘어 허위사실 유포는 정말 무책임한 것"
보수사회 "조갑제 믿을만한가" VS "우파 이전투구 부적절" 분분
대표적 보수 인사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보수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보수 인사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보수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보수와 보수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조갑제닷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월 1일 조 대표는 종로경찰서에 닉네임 ‘현숙***’으로 활동하는 일베 회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9월 조 대표는 한 종편에 출연해 일각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 “(박주신 씨의 MRI 사진이 박 씨 본인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어떤 의학적인 이론에 비춰서 이야기한 건데, 이 정도로는 두 개의 물증을 뒤엎기에는 약하다”며 “만약 박주신 씨가 와서 (MRI를) 찍으면 2012년과 똑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현재로서 높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후에도 조 대표는 “(박주신 씨 병역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박주신의 MRI 사진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이 병무청, 세브란스 병원, 그리고 박근혜 정부 하 검찰의 일치된 판단이란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본다”면서 의혹제기를 넘은 ‘확신’을 경계해야 한다는 논조의 글을 ‘조갑제닷컴’을 통해 여러 차례 내보냈다.
이에 그간 박 씨에 대해 공개 신체검사를 요구해왔던 보수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대표적 보수 인사인 조 대표가 박 씨를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일베 회원인 닉네임 ‘현숙***’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일베 게시판 등에 조 대표를 비난하는 글을 수차례 게재했다. 특히 그는 조 대표가 박 시장으로부터 4억 5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을 함께 실었다. 이에 조 대표 측은 ‘현숙***’이 단순 비판을 넘어 구체적 액수를 명시하면서까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이후 사건은 10월 30일 종로경찰서에서 송파경찰서로 이첩됐으며, 조 대표 측 대리인은 ‘현숙***’의 사과문을 요구했으나 조 대표 측에 따르면 그는 일주일이 넘도록 사과문을 보내지 않았다. 결국 4일 송파경찰서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 사건은 현재 서울동부지검으로 넘어간 상태다.
조 대표 측 대리인은 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원순 시장 아들 관련해서 사실관계의 문제도 그렇고 국가기관에서 했던 검사들이 다 맞다고 글을 쓰면 거의 빨갱이 취급을 받는다”며 “비판은 당연히 감수한다. 하지만 사실과 전혀 관계 없는 거액을 받았다고 의혹제기를 넘어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퍼뜨리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과문이 안 올라와서 검찰에 올려달라고 하니 그분이 전화가 와서 사과문을 쓰겠다고 하셨다. 우리는 도장이나 지장까지 찍어 (사과문을) 팩스로 보내달라고 한건데 ‘죄송하다’고 한줄 써서 보냈다.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사람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보수 시민사회에서는 현재 의견이 분분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보수단체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요즘 많은 보수 활동가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게 사실이다. 저 역시도 조 대표님이 왜 그러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박주신 건은 전문 의사들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병역비리를 의심하고 있는 것인데 조 대표님이 이런 때 나서서 판단을 흐리고 있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 대표님이 보수의 지적 아이콘으로 불려 그동안 많은 보수 활동가들이 믿고 따라왔는데 최근 5·18 민주화 당시 북한에서 절대 내려오지 않았다고 고집하는 것이나 박주신 건, 거기다 일베 회원을 고발하는 것까지 보면 과연 믿고 따라도 되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우파 쪽에서는 지금 조 대표님과 관련한 부분에서 굉장히 격앙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보수 시민사회 일각에서 조 대표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데 반해 또 다른 보수 진영에서는 조 대표를 비호하는 모습도 보인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대표는 “어떤 진영이든지 허위사실을 가지고 남을 공격했다면 응당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 (일베 회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우파끼리 이전투구하는 모양을 만들고 있는데,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조 대표가 고소 전에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우파끼리 이전투구하는 모양이 되버릴까 걱정해서 그 사람에게 해명할 기회를 줬는데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결국 검찰에 송치된 것”이라며 “조 대표가 우파 진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신 분인데 ‘하더라’ 라는 식으로 조 대표를 비난하는 것은 우파도 아니고 용서를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