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차리토 인생 반전…맨유 떠나 비로소 만개
입력 2015.11.23 21:00
수정 2015.11.23 21:01
레버쿠젠서 15경기 12골로 최고의 활약
레버쿠젠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치차리토. ⓒ 게티이미지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레버쿠젠)는 국내 팬들에게도 여러 모로 친숙한 선수다.
맨유 시절 박지성의 팀 동료였고, 최근에는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의 빈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은 인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치차리토는 맨유, 레알 마드리드 등 선수들이라면 부러워할 유럽 빅클럽들을 두루 거쳤지만 정작 본인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맨유에서는 이적 첫 시즌을 제외하면 벤치멤버에 머물렀고, 레알 임대 시절에도 조커 이상의 역할은 주어지지 않았다. 루니, 판 페르시, 호날두, 벤제마 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넘쳐나는 빅클럽 주전 경쟁은 치차리토에게 가혹했다.
그러나 올 시즌 분데스리가로 진출한 치차리토는 그간의 한을 풀듯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득점기계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치차리토는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각종 대회에서 15경기에 출전하여 총 12골을 넣으며 맹활약 중이다. 분데스리가에서는 10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8위.
더구나 최근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2골 추가한 것을 비롯하여 공식 대회 7경기 연속 골(10골)을 기록 중이다. 이미 올 시즌 분데스리가, DFB 포칼, 챔피언스 리그에서 모두 한 차례 이상 멀티골을 달성하며 기록도 세웠다. 손흥민의 대체자를 넘어 어느덧 레버쿠젠의 에이스이자 구세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전문가들은 치차리토가 이제야 비로소 몸에 맞는 옷을 찾았다고 분석한다.
공격수로서 종합적인 면에서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가장 중요한 덕목인 골 감각만큼은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맨유에서 주전 경쟁에 밀리고도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멕시코 대표팀에서는 20대의 나이에 벌써 76경기에서 42골을 터뜨렸다. 한마디로 꾸준히 믿고 기용한다면 언제든 평균 이상의 골은 반드시 터뜨려주는 것이 치차리토의 매력이다.
치차리토의 활약이 재조명받으면서 그를 떠나보낸 친정팀 맨유와의 희비도 엇갈린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올 시즌 공격수 부재에 허덕이고 있다. 루니와 마샬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데파이가 최근 극도의 부진을 딛고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EPL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과거 대형 공격수들이 넘쳐나던 맨유의 역사를 돌아보면 격세지감이다.
맨유는 지난 이적시장에서 공격수들을 대거 떠나보냈다. 터키로 떠난 판 페르시나 첼시로 다시 임대된 팔카오 역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던 상황이라 판 할 감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옹호론도 나왔다.
치차리토 역시 레버쿠젠 이적 초기에는 6경기에서 1골에 그치며 다소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적응을 마친 뒤 차츰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면서 무서운 활약을 보이자, 뒤늦게 치차리토를 잡았어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출전시간에 제약이 많던 빅클럽 시절과 달리, 꾸준한 기회를 부여받으며 심리적으로 안정된 치차리토는 위치선정, 득점력, 연계플레이 등 다방면에서 한층 성숙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판 할 감독은 치차리토의 활약을 보면서 땅을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