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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끝나면 각목에 철심에 유리에 다치는 그들이 있다

박진여 기자
입력 2015.11.17 08:11
수정 2015.11.17 08:23

환경미화원 70명 동원돼 쓰레기 30톤 수거

유리조각, 철심 등 파손된 시설물에 부상도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하고 청년실업,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버스의 유리창이 깨진 채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하고 청년실업,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하고 청년실업,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삐라를 뿌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하고 청년실업,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횃불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민중폭력시위’로 변질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서울 중심부가 현재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온 가운데, 이곳 태평로 일대는 밤새 환경미화원들의 또 다른 전쟁터가 되기도 했다.

16일 오전 서울시의회서부터 청계광장, 세종로 사거리 등 태평로 일대는 언제 대규모 시위가 있었냐는 듯 말끔한 모습으로 출근길 시민들을 맞이했다. 이 곳은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지난 14일 벌어진 불법 폭력시위로 각종 오물들과 두 동강난 무기들이 어지럽게 널려 흡사 전쟁터를 연상케 했다.

이처럼 아수라장을 이루던 시위는 시위대가 해산하며 약 11시간 만에 종료됐지만, 이후 현장에 남은 환경미화원들은 거리 곳곳 두 동강난 각목과 여기 저기 뽑혀있는 시설물 철심, 또 늘어진 밧줄과 파손된 버스 유리들과 맞서 싸워야 했다.

집회 이후 내내 현장을 지킨 종로구청 청소행정과의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세월호 추모집회도 그렇고 이런 대규모 집회가 있을 때마다 미화원들은 죽어난다”며 “오늘 오전까지도 (집회현장서) 작업하고 왔는데 온 몸에 골병이 든 것처럼 으스러질 듯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작업 당시를 회상하며 “전단지나 담배꽁초, 바닥에 널브러진 쓰레기도 쓰레기지만 파손된 차량 유리나 부러진 각목들이 어마어마했고, 가로수나 녹지대를 보호하는 철심이 다 뽑혀있거나 주변 시설물 파손도 엄청났다”며 “상황이 이러니 작업하면서 뭘 집었는지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기도 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 집회 작업으로 환경미화원 70여명이 동원돼 오전 4시부터 12시까지 작업, 약 30톤에 가까운 쓰레기가 나와 상당히 많은 인력이 동원됐음에도 빠듯하게 느껴질 정도로 작업량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인원이 무리한 작업으로 찔리고 다치고 골병들고...우리 치료비용은 도대체 누구한테 청구해야 하는 거냐”며 “무엇보다 워낙 대규모인 만큼 우리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생겨 일반 시민이 우리처럼 다치기라도 하면 그건 누가 어떻게 보상할 거냐”고 통탄했다.

동료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우려하며 목소리를 높이던 그는 시위대의 폭력 시위 행태를 꼬집으며 “집회 취지나 집회를 하는 행위 자체는 좋은데, 이렇게 조심성 없이 폭력적으로 달려드는 집회는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시설물 다 박살내서 흉물스럽게 만들면 그 이후는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이게 다 세금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다치면 어쩔 건지 정말 아찔하다”며 “뿐만 아니라 시위를 자주 벌이는 곳은 주로 서울 중심부로 관광객도 많은 곳인데 이런 식의 폭력시위를 해서는 되겠느냐”며 거듭 우려를 표했다.

한편, 해당 시위대 중 일부는 집회 당시 태평로 일대의 대형건물 및 도로에 각종 오물을 투기하거나 술판을 벌이는 등 ‘난장판 집회’로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특히 시위 현장 근처의 편의점과 포장마차서 각각 술과 안주를 사 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이거나, 유동인구가 많아 공공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곳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태평로 일대에 밀집된 대형건물 환풍구에 걸터앉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건물 내부에 진입하는 등 집회장을 벗어난 곳곳에 자리를 잡는 시위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때 버려진 담배꽁초와 집회 전단지, 각종 쓰레기들이 집회장을 벗어난 곳곳에 널브러져 집회가 마무리 된 오후 11시께부터 환경미화원들은 건물 주변 곳곳을 살피며 진땀을 뺐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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