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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장남 정기선 중동 '결실'...3세 경영 본격화

박영국 기자
입력 2015.11.12 15:11
수정 2015.11.12 15:36

현대중-사우디 아람코와 MOU 체결 주도

합작 조선소 건립, 엔진분야 공동사업 개발 등 협력 확대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상무·왼쪽)이 11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알 나세르(Al Nasser) 아람코 사장과 양사 협력관계 구축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다.ⓒ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와의 협력 관계 구축을 주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임원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으로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주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정기선 총괄부문장은 김정환 조선사업 대표, 박철호 플랜트사업 대표 등과 함께 직접 현지로 날아가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로 현대중공업은 아람코와 손잡고 합작조선소 건립, 엔진분야 공동사업 개발, 플랜트 시장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석유운송·해양·플랜트 등 주요 기간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번 서명식에도 알 나세르(Al Nasser)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직접 참석했다.

이번 MOU 체결은 지난 3월 알 팔리(Al Falih) 당시 아람코 사장(현 아람코 회장이자 사우디 보건부 장관)의 현대중공업 방문과 4월 알 나이미(Al Naimi) 사우디 석유장관 및 아람코 이사진의 연이은 현대중공업 방문으로 시작됐다.

당시 영접에 나섰던 정 총괄부문장은 즉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협력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정 부문장은 이후 직접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해 실무협상을 지휘했으며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단계부터 MOU체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챙겼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정 총괄부문장은 현대그룹이 지난 1976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그룹의 성장을 이룬 것은 물론 사우디 산업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현대중공업과 사우디 아람코와의 협력관계 구축은 국내 조선 및 플랜트 산업을 재도약 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사우디 경제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MOU를 계기로 양측은 포괄적이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엔진·플랜트 등 분야에서 합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우선 현재 아람코가 추진 중인 사우디 합작 조선소 건립에 협력한다. 합작 조선소 건설에는 현대중공업 외에도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리(Bahri)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현대중공업은 사우디 내에서 발주되는 선박에 대한 수주 우선권을 확보하고 조선소 운영 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부가수익 창출 기회도 갖게 될 전망이다. 특히 조선소는 사우디 선박 수요에 특화돼 있어 장기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중동 내 입지를 더욱 강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조선과 연관성이 높은 선박용 엔진분야를 비롯, 플랜트와 정유, 전기전자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한 협력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중동지역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생산기지 확보도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알 나세르 사장이 직접 MOU에 서명할 정도로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아람코 입장에서도 사우디 산업기반 확충과 대규모 고용창출 등 사우디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괄부문장이 임원 승진 1년 만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 총괄부문장은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부장급에서 바로 상무로 승진했다.

정 총괄부문장은 지난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 수료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지난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했다. 이후 경영기획팀과 선박영업부 부장을 겸임하면서 경영수업을 착실히 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정기선 총괄부문장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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