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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당국자회담하자" 재촉해도 북 '꿀먹은 벙어리' 왜?

목용재 기자
입력 2015.11.06 17:51
수정 2015.11.06 18:00

정부 8.25 합의 따라 10월까지 세차례 제의

"북측에서 회담 접촉 전통문 수령하지 않아"

남북 고위급 회담이 타결된 8월 25일 새벽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측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통일부

지난 8월 25일 남북 합의로 이뤄진 ‘8.25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합의 내용 중 ‘이른 시일 내의 당국자 회담 진행’이라는 첫 번째 조항만이 북측 ‘무응답’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8.25 합의문의 첫 번째 조항은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한다’로 총 6개조항 가운데 유독 해당 조항의 진행상황만 지지부진하다.

합의문은 △남한의 대북확성기 중단 △북한의 준전시상태 해제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 △남북교류 활성화 등을 향후 남북 간 과제로 내세운 바 있고 해당 조항 모두가 이뤄졌거나 잘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북교류 활성화와 관련해서도 8.25합의 이후 만월대 학술회의 개최, 관련 전시회, 남북 노동자축구대회, 에이스경암의 대북 농촌 단지지원 등 남북 간 민간 교류가 활성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그동안 세 차례 북측에 당국자회담을 제의했다. 8.25합의 이후인 지난 9월 21일 우리 정부가 먼저 당국자회담을 제의했고 사흘 후인 24일 재차 당국자회담 개최 촉구를 제안했다. 이후 약 한달이 지난 시점인 지난달 30일 예비접촉을 촉구하는 전통문을 북측에 보냈지만 북한 당국은 "(평양에서) 아직 받으라는 말이 없다"며 수령하지 않았다.

세차례 모두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로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에게 보내졌다.

이날 정부 당국자는 “8.25 고위당국자 접촉으로 합의한 것은 충실히 이행돼야 하고 남북현안들은 당국회담 개최를 통해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북한은 8.25합의 당시 이야기가 됐기 때문에 당국회담에 호응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예비접촉 통지문 내용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들어있지 않고 남북현안 문제를 당국 간 회담이 열리면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번 얘기했다"면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풀렸는데 대체적으로 민간분야의 분위기가 활발하다. 이런 분위기가 당국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이같은 적극적인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당국자 회담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는 상황을 연출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안’에 “북한은 항상 자신들이 주도해나가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당국 자 회담은 자신들이 뜸을 들이면서 필요한 시기에 먼저 회담을 제의하는 방식으로 하고 싶어하지,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회담은 (개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 “일종의 주도권 싸움인데, 김정은은 남북관계에 대해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남북 당국회담이 개최된다고 해도 북한이 실제로 얻어갈 성과물이 없기 때문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 정부는 회담이 열리면 금강산 관광재개, 5.24조치 해제 등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재개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쉽게 관철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도 회담이 열린다고 해도 5.24조지 해제와 관련해서는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 “또한 우리 측에서는 이산가족상봉 정례화가 시급하기 때문에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북한으로서는 얻는 것 없이 양보할 사안밖에는 없자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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