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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딴소리'? 공동 기자회견 안한 이유가...

최용민 기자
입력 2015.11.03 11:38
수정 2015.11.03 11:39

청와대 "브리핑 내용 다른 내용 없다"면서도 "아쉽다"

이미 오래전 오찬과 공동 회견 안하기로 합의한듯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기념촬영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연합뉴스

"위안부 문제를 조기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자유로운 바다를 지키도록 한국이나 미국과 연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 부장관)

한국과 일본 정부는 2일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각자 브리핑을 해 뒷말이 무성하다. 외교 관례상 각 국가들은 정상이 만나 회담을 하면 의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합의한 의제들을 발표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일 양국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아 서로 각자 알아서 브리핑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때문에 각자 하고 싶은 말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은 위안부 문제에 집중했고 일본은 남중국해 문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해제,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혐의 소송 등 정상회담에서 대화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한자리에서 이야기한 사람들의 말이라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칫 서로 다른 자리에서 다른 말을 한 사람들의 대화를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쉽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정상회담 이후 의례적으로 진행되던 공동 기자회견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면 무엇을 발표할지 서로 합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과 같은 당황스러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간 물밑 접촉에서 공동 기자회견과 관련해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위안부와 남중국해 등 민감한 내용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공동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우리 정부 당국자에 의해 알려진 바 있다. 오찬도 없다고 미리 알려졌다는 점에서 이런 합의는 오래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공동 기자회견과 오찬 등은 염두해두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의 브리핑 내용이 서로 다른 부분은 없다"며 "남중국해 문제는 일본 언론을 보고 질문한 기자들에게 말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동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역대 정권에서는 없었던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정상회담 이후 공공 기자회견을 안했던 적은 없었다"며 "아주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아무래도 발표한 의제가 없었거나 서로 불편했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라도 밝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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