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발 도박 파문, FA 대박 꿈까지 발목?
입력 2015.11.03 09:58
수정 2015.11.04 14:03
윤성환-안지만 대형 FA계약 체결 후 도박 파문
이미지 중시하는 구단 성향상 FA 투자 인색할 수도
원정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 연합뉴스
한국시리즈 종료와 함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KBO리그가 한숨을 고른 뒤 스토브리그에 돌입할 예정이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다름 아닌 FA 선수들의 계약 규모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의 FA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몸값 폭등 현상이 두드러졌다.
2012년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간 이택근(4년 50억원)을 시작으로 매년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계약이 성사됐다. 특히 2013시즌 후에는 역대 1~3위의 계약이 성사됐다. 롯데 강민호가 4년간 75억원에 잔류를 선택하면서 심정수의 60억원을 9년 만에 깨뜨렸고, 정근우(4년 70억원), 이용규(4년 67억원)도 나란히 잭팟을 터뜨렸다.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도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취득했고 역대 최고액 기록이 1년 만에 깨졌다. 윤석민(90억원), 최정(86억원), 장원준(84억원), 윤성환(80억원) 등 무려 4명의 선수들이 강민호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에도 지난해 못지않은 특급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으려 하고 있다. 두산 우승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 김현수를 비롯해 한화 김태균, 삼성 박석민, SK 정우람 등은 천문학적인 돈을 손에 쥘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번 FA 시장은 예년 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단 그동안의 예로 살펴봤을 때 4년 내내 특급 성적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고, 시장 규모에 비해 계약 액수가 너무 크다는 말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격이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도 구단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삼성으로부터 불거진 도박 파문은 FA 거품 빼는데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삼성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은 혐의가 불거지자 구단의 조치에 따라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제외됐다. 이들의 공백은 상당했고, 삼성이 통합 5연패를 이루지 못한 근본적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이들 세 투수들은 초고액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다. 특히 윤성환과 안지만은 지난 시즌 후 대형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각각 4년간 80억원, 4년간 65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계약금을 제외하고도 올 시즌 연봉은 8억원(윤성환), 7억 5000만원(안지만)에 달한다. 오랜 외국 생활을 접고 돌아온 임창용도 연봉 5억원의 초고액 수령자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많은 돈을 손에 쥐자 야구 외적인 곳으로 눈을 돌렸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올해에 이어 앞으로 FA 자격을 얻게 될 선수들에게도 좋지 않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수사가 시작되고 혐의가 입증된다면 구단 및 KBO 차원에서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물론 혐의만으로도 이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어질 전망이다.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는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경우 실격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이 명시되어 있다. 현재 이들은 삼성 구단은 물론 KBO리그 전체의 품위를 손상시켰다.
더불어 2012년부터 적용된 KBO 제공 야구선수 계약서 17조(모범행위)에는 ‘모든 도박, 승부조작 등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절대 관여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이에 대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계약서와 함께 제출할 것을 승낙한다’고 규정했다.
혐의가 입증돼 이를 적용하면 명백한 계약 위반으로, 최악의 경우 잔여 연봉 지급 정지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KBO리그 10개 구단의 대부분은 적자 경영을 하면서도 그룹의 이미지와 홍보 효과를 위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우승 또는 특급 활약 등으로 구단과 기업의 가치를 올려주지는 못할망정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말썽을 일으킨다면, 이들을 위해 지갑을 열 구단들은 아무도 없는 게 당연하다. 더불어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선수들 역시 도박은 물론 SNS 파문, 약물 징계 등 계속해서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인다면 다시 암흑기를 마주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