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첼시 유스? 클라스 차이 없었던 K리그
입력 2015.10.24 08:32
수정 2015.10.24 08:49
이승우 등 일부 주전 선수들 휴식에도 잉글랜드와 대등한 경기
아스날·첼시 유스? 클라스 차이 없었던 K리그
최진철호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K리그 유스들이 세계 최고 리그로 꼽히는 프리미어리그(EPL) 유스들을 상대로도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최진철(44)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남자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 5시(한국시각) 칠레 코킴보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모로소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의 ‘2015 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1을 추가한 한국은 승점 7점을 기록하며 B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앞서 최진철 감독이 예고한 대로 잉글랜드전에는 1·2차전에서 주전으로 뛰지 않았던 선수들이 대거 기용하며 사실상 1.5군으로 맞섰다.
골키퍼 이준서(오산고), 수비수 황태현(광양제철고), 미드필더 유승민(전북전주영생고)이 처음으로 경기에 나섰고, 교체 투입으로 얼굴을 드러내던 이상헌(울산현대고)이 처음으로 선발 출장했다. ‘코리안 메시’ 이승우(바르셀로나B)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박명수(대건고)와 김정민(금호고) 등 이미 경고가 한 장 있는 선수들도 선발에서 제외됐다.
반면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잉글랜드는 이날 선발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아스날 출신 유스 3명을 비롯해 첼시 출신 2명, 토트넘 출신 1명 등 모든 선수가 EPL 유스들로 구성된 정예멤버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에 맞선 최진철호의 K리그 유스 선수들은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경기 내내 잉글랜드와 대등하게 겨뤘다.
전반 21분 박상혁(경기매탄고)은 맨유 유스 출신인 윌리엄스를 상대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다 파울을 당해 프리킥을 얻어냈고, 수비수 이승모(포항제철고)는 첼시 유스 우그보의 빠른 돌파를 강력한 태클로 막아냈다.
K리그 유스 출신들의 강력한 저항에 오히려 잉글랜드 선수들은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잉글랜드의 주장 데이비스는 전반 중반 파울을 당한 뒤 이승모의 악수 요청을 거부하는 등 예민해진 모습을 보였고, 전반 37분에는 하인즈가 윤종규와 경합 과정에서 손으로 미는 비신사적인 파울을 범했다. 또한 전반 40분에는 다실바가 우리 진영에서 공격을 하다 공을 뺏기자 급한대로 팔을 써서 역습을 저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히려 잉글랜드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윌록의 무리한 개인기가 이어진 반면 한국은 후반전 김진야(대건고)와 박명수가 교체 투입된 뒤 패스웍이 살아나며 차분히 공격을 풀어나갔다.
한국은 잉글랜드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별예선 3전 전승을 거두는 데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우승 후보 브라질과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를 상대로 펼친 경기력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승우와 김정민 등 일부 주전 선수들에게 확실한 휴식을 부여하며 16강전을 대비한 선수 구성을 했음에도 불구, 잉글랜드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여 향후 4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