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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한국 드라마 2막 1장

김영기 객원기자
입력 2007.01.08 14:40
수정

제대로 짚어낸 시대의 요구, <하얀거탑>

하얀거탑..

주말저녁, ‘뭐 재미있는 것 없나..’하며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던 시청자들. 그간 볼 수 없던 분위기의 드라마 한편에 눈길을 사로잡혔다. 이는 12.2%의 시청률(TNS집계결과. 전국시청률 기준)이 증명한다.

세련된 영상미에, 전혀 ‘어설프지 않은’ 현실감은 과거 조지 클루니 시절의 미국 드라마 [E.R]을 떠올리게 할 만큼 탄탄한 내구력을 뽐냈다.

현실감과 맛깔스러운 호흡이 [ER]의 매력이었다면, [하얀거탑]은 야망과 직업의 사실적 묘사를 더해 그 재미를 더했다.

홈페이지를 찾는 것이 당연한 요즘, [하얀거탑]의 홈페이지는 그들이 표현하고자하는 분위기를 쉽게 이해하도록 한다.

눈에 띄는 것은 미사여구로만 ‘대충 때우지 않은’ 기획의도..

2천 년대에 들어선 한국 드라마, 특히 미니 시리즈는 분명 위기에 처해 있다. 전형적인 캐릭터와 개연성이 무시된 이야기, 남녀 주인공의 천편일률적인 ‘짝짓기 놀음’ 등에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어느 틈엔가 미니시리즈는 그저 ‘시간 때우기’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80년대 후반에 똑같은 이유로 위기에 처했던 미국 드라마계의 재판(再版)이라 할 수 있다. 스타일의 복제에 급급하던 로맨틱 코미디가 더 이상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던 것. 하지만 90년대에 들어 이런 침체기를 역전시킨 드라마가 두 작품이 나왔는데, 바로 [E.R]과 [뉴욕경찰 24시 N.Y.P.D. Blue]였다..


대다수 작품들의 기획의도가 ‘그 밥에 그 나물’인데 반해, 시청자들의 흐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생산적 의도가 배경에 깔려있음을 자신 있게 드러낸다.

사실성의 흐름은 우리가 사는 시대의 대세다. ‘연출된 것’에 대한 지루함은 눈물 나는 순정만화를 우리의 TV에서 밀어냈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과감한 표현과 구성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의학 드라마라는 말에 하얀 까운을 입은 청춘남녀들의 사랑이야기를 상상했던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갑옷을 벗고 의사의 옷을 입은 김명민은 작심했다는 듯 야망의 독기를 뿜어내며 진가를 드러내고 있고, 이정길, 김창완, 등의 기라성같은 출연진들도 그간 볼 수 없던 새로운 색깔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반갑다. [하얀거탑]

직업에 대한 묘사가 ‘수박 겉핥기’라는 비판은 늘 있어왔던 일이다. 대부분 삼각관계를 꾸미기 위한 장식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기에, 시청자들이 보는 그런 뻔한 세계는 몰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직업세계에 대한 ‘제대로 된’ 표현을 기반으로, 그들의 살아있는 삶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는 너무도 반가운 것이다. 우리가 아는 세상은 직장, 사회에서 느끼는 부대낌과 서슬 퍼런 경쟁이기에 이것이 더해진 드라마는 그 자체로 현실이다.

MBC.. 제대로 짚었다.

얼마 전, 강하고 진한 인상을 남기며 끝났던 MBC 드라마 [기적]과 이번 [하얀거탑]은 MBC가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짚고 있음을 증명한다. 방송사의 방향설정에 따른 선택은 원작이 무엇인가와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

달라져야 한다는 말은 쉽다. 하지만 실제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는 큼지막한 일이라면, 분명 내부적인 방향설정과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몸부림치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음을 기분 좋게 드러내는 요즘의 모습은, 분명 박수받을 일이다.

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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