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4시 문 닫는 은행' 발언에 금융권 후폭풍
입력 2015.10.13 01:51
수정 2015.10.13 18:28
사무금융노조 "노동자에 책임 전가"…은행권도 '술렁'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어디 있느냐”는 발언에 금융권이 술렁거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은행업무는 문을 닫는 4시부터 시작한다. 현실을 모르는 소리 아닌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어디 있느냐”는 발언에 금융권이 술렁거리고 있다.
특히 최 부총리의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 안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한국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는 비판은 ‘은행맨’들을 부글부글 끓게 만들었다.
이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12일 논평을 내고 “최 부총리가 한국 금융부문의 경쟁력이 낮은 책임을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에 전가한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금융개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최 부총리가 무능력과 책임전가에 골몰하지 않고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은행창구 업무는 오후 4시에 끝나지만 영업종료 이후 내부에서 이뤄지는 업무가 많아 실제 은행 직원들의 퇴근 시각은 오후 7~8시정도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최 부총리의 발언은 ‘억대연봉 은행직원들 오후 4시에 퇴근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노조를 비롯한 금융권에선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우리나라 금융기관 노동자들의 하루 평균노동시간은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보다 2~5시간 가까이 길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은행권에서 오후 4시에 영업종료를 한다고 금융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운운하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사무금융노조 "주식거래 오전 9~오후3시…증권맨 6시간만 일하나"
사무금융노조는 또 “한국의 주식거래는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3시에 끝나는데, 증권노동자의 법정 노동시간은 6시간인가”라며 “은행에서는 셔터 문을 내리고 처리할 일들이 쏟아지고, 증권노동자들은 오후 3시 영업 일선에 나선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어 “한국 금융업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감독 실패 때문”이라며 “최 부총리가 노조와 노동자를 금융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은행맨들도 “최 부총리의 발언 보도 내용을 보고 기가 찼다”, “은행 창구의 현실을 알고 말씀하시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실정을 전혀 모르는 것 아닌가”라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앞서 최 부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각) 페루 리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어디 있냐”며 “다른 나라는 금융회사들이 워킹아워에 맞춰 일하고 있다”고 금융개혁과 구조개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