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누리, 자신 있다면 한판 붙자" 제안
입력 2015.10.12 10:57
수정 2015.10.12 10:59
"역사교과서 관련 양당 대표 원내대표 2+2 공개토론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 공개 토론을 제의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세계의 상식이 (국정화에) 반대하는 것을 정부여당만 우기고 있으니 한심하다”면서 “새누리당이 당당하고 자신 있다면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한 2대 2 공개 토론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어 “정부여당은 현행 역사교과서사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는데 우리 당이 검토한 결과 사실이 아니다”며 “좌편향을 말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교과서를 읽어봤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여당이 좌편향이라고 말하는) 현행 역사교과서는 이명박 정부의 집필 기준에 의거해 만들어졌고 박근혜 정부에서 최종 합격 판정을 내렸다”면서 “이것을 좌편향이라고 한다면 자기모순이고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난징 대학살’ 관련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을 빗대 “뒤틀린 과거를 바로 잡으려는 국젯회의 행동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박근혜 정부의 반역사 행동에 무거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강행하려하는 교과서 개정 작업은 국정(國定)이 아닌 박정(朴定)”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4대강·자원외교의 박근혜판”으로 규정하고 “이명박 정부가 환경을 오염시켰다면 박근혜 정부는 정신을 오염시키고 있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의 신조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 주 새누리당이 주장했던 교과서의 좌편향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새누리당이 국민께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미리 준비한 피켓을 통해 △현행 교과서의 6·25 남침, 북침 서술 문제 △주체사상 미화 문제 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과거를 두려워하는 세력에게 미래를 맡겨야하냐”면서 “박정희는 군사쿠데타를 일으켰고 박근혜는 역사쿠데타를 일으키려한다. 부전녀전이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아베 정권의 우경화와 같은 우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가 끝까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한다면 아베 정권을 무슨 근거로 비판하느냐”며 “대한민국 역사를 박정희, 박근혜의 가족사로 회칠하듯 덧칠하는 시도를 중지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행정예정 고시를 하기로 예정된 황우여 교육부총리를 향한 퇴임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회의에서 오영식 최고위원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시키는 왜곡 교과서가 국정화 되면 우리나라는 껍데기만 남게 된다”면서 “우리 당은 예정고시 즉시 (황우여) 장관 해임 건의안을 시발(始發)로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저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종환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오늘 행정예고가 예정돼 있고 이것을 막지 못하면 2~3년이 걸리는 긴 싸움이 될 것”이라며 “정권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목적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해 가르치고 싶은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도 의원은 “이것을 막지 못한다면 우리는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우리 당의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홍보전을 진행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