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난데없는 두산 면세점에 머리 아픈 롯데·신세계·SK

김영진 기자
입력 2015.09.18 11:48 수정 2015.09.18 17:30

신규 사업자 보다 어려운 재선정기 뛰어든 배경 관심...정치권 교감 가능성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신청 의사를 밝힌 두산이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한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 ⓒ연합뉴스
두산이 서울 시내 면세점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면서 면세점 업계가 복잡한 셈법에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일각에서는 면세점 운영 노하우가 없는 두산의 면세점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박용만 두산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어 만만한 상대라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 5월 SK네트웍스의 광장동 워커힐면세점(11월 16일)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 롯데면세점 롯데월드점(12월 31일) 등에 대해 특허 기간 만료로 인해 특허 신청 공고를 했다.

이전까지 면세점 업계는 특허 기간이 만료된다 하더라도 장소를 이전하지 않거나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재승인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오리알'이라고 알려지면서 면세점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 됐다.

지난 7월 진행됐던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에서도 대기업 뿐 아니라 수십 개의 중소기업들이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규사업자 선정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두산이 재선정 공고에 참여한 배경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한 면세점 업계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이번 특허 사업자 선정이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고 하지만 기존 사업자의 것을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신규보다 더 어려운 게 사실일 것"이라며 "7월 신규 사업자에 참여하지 않았던 두산이 급작스레 면세점 진출을 밝힌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당시, 가장 많은 사업자들이 신청한 면세점 후보지역은 동대문이었다. 동대문이 명동 다음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뒤집고 용산과 여의도가 선정된 것.

업계에서는 당시 동대문에 면세점 특허를 내주지 않은 배경이 두산을 배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을 하고 있다. 특히 박용만 두산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공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대해 두산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 하반기에 면세점 진출을 하겠다고 정해 이번에 면세점 특허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면세점에 그룹의 미래를 건 신세계의 경우 아직까지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신청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 7월 신규 사업자에도 떨어진 적이 있어 이번에는 더욱 신중한 상황이다. 거기다 부산 신세계면세점도 올해 특허가 만료돼 이를 다시 연장하고 센텀시티로 옮기는 데도 벅찬 상황이다.

특히 신세계가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신청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두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지난 7월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면세점 사업자 선정의 '정치성'을 경험했을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이번 두산이 참여한 것 역시 정치성이 있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운영 노하우가 부족해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하루 아침에 가지기 어려운 고도의 전문화된 사업"이라며 "고객들을 확보하는 것 뿐 아니라 물류 시스템도 갖춰야 하는 등 노하우가 필요한 사업"이라고 전했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