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문화'로 고객 지갑 연다
입력 2015.09.11 09:35
수정 2015.09.11 11:18
[기획시리즈, 카드사 문화를 만들다-상]
카드사가 전달하는 문화에 스며드는 소비자들 저절로 지갑도 열리네
'아몰랑', '귀차니즘' 등의 신조어가 생겨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지만 더욱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라는 광고 카피가 공감을 얻을 만큼 소비자들은 '단순·명쾌'함에 목말라 있다. 이에 맞춰 각 카드사들은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문화’다. 문화는 소비로 연결되면서 개인의 삶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명쾌하게 보여준다. 물건을 갖고 보유하는 것보다는 체험하는 것에 소비자들이 많은 비용을 투자하게 된 것이다. 본지는 변화하는 각 카드사들의 문화 마케팅 전략에 대해 3회에 걸쳐 알아본다.
| [카드사 문화를 만들다] |
| (상)카드사 '문화'로 고객 지갑연다 (중)브랜드카드 전성시대 카드 '라인을 만들어라' (하)해외 신용카드 시장으로 살펴본 국내 시장은? |
카드사들이 문화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 산발적으로 진행했던 각종 할인 마케팅이 아닌 카드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통합적인 문화 마케팅이 눈에 띈다.
단순히 할인으로 고객들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기업의 문화와 컨셉을 형성해서 이른바 ‘돈을 쓰는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카드사들이 TV광고 뿐만이 아닌 소비자들의 생활에서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현대카드
현대카드는 2013년과 2014년 디자인 라이브러리(도서관)와 트래블 라이브러리(여행 도서관)를 각각 선보이고 올해엔 뮤직 라이브러리(음악 도서관)을 선보였다.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는 1만5000여 권의 장서가 비치돼 있고, 여행서적을 만날 수 있는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강남구 청담동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문을 연 뮤직 라이브러리에는 아날로그 음반 1만장과 음악 도서 3000권이 구비돼 있다.
또한 이태원의 언더스테이지를 활용한 '현대카드 패션위크'도 진행된다. ‘신사의 옷장’을 컨셉으로 남성들에게 패션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 현대카드의 시선으로 엄선된 브랜드의 제품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남성을 위주로 한 것은 여성들은 알아서 자신을 꾸밀 줄 알지만 남성들은 꾸미는 것에 익숙치 않다”며 “소비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초청하기 어려운 아티스트들을 엄선해 진행되는 슈퍼콘서트는 문화에 방점을 둔 현대카드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삼성카드
삼성카드는 지난해부터 ‘홀가분 페스티벌’을 진행해 뜨거운 반응을 얻어 올해는 ‘홀가분 나이트 마켓’을 열었다. 화려한 공연은 없지만 개인의 중고 물건을 싸게 판매하고 청년 창업자나 디자이너, 재활용품으로 만든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판매한다. 오롯이 ‘실용’에 무게를 둔 것이다.
또한 ‘쿠킹데이’ ‘잡투어링’ ‘뮤지엄데이’ ‘골프레슨데이’ 등 다양한 체험이벤트도 진행한다. 쿠킹데이는 레이먼킴, 오세득, 남성렬, 박준우 등 방송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셰프들을 초빙해 요리도 배우고 이야기도 나누는프로그램이다. 매 회마다 온라인 응모를 통해 30명을 초빙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처음 진행한 후 올해 3월에는 입소문 때문에 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각 카드사들 별로 공통으로 진행하는 것은 '뮤지컬' 마케팅이다. 뮤지컬의 경우 대중 고객 확보가 쉬운 데다가 비교적 젊은 층인 2030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로 예매할 시 한 장을 덤으로 더 주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고객들의 감성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C카드는 2013년부터 '스페셜데이'라는 이름으로 뮤지컬 이벤트를 진행해 지킬앤하이드,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의 작품을 진행한 바 있다. 삼성카드도 '삼성카드 셀렉트'를 통해서 다양한 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카드는 아리랑이나 명성황후 등 광복 70주년을 기념할만한 작품을 선정했다. KB국민카드도 레베카, 노트르담드 파리, 원스 등 대작 뮤지컬의 1+1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문화’ 떠오르는 소비의 키워드…지갑이 열린다“
실제 소비와 문화와의 결합은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신한카드가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가 있는 날’ 시행 뒤 카드 이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 문화관련 카드 이용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4%가 증가했다. 2년 전에 비하면 23.9%가 늘어났다.
문화와 소비의 조합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신한카드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이번 신한카드 이용실적 분석 결과 '문화가 있는 날'이 내수경기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문화가 있는 날이 기업과 학교 등으로 지속적으로 확산되어 성과가 더욱 가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