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세월호 때와 다른 돌고래호 참사, 정부 탓만 하기에는...

박진여 기자
입력 2015.09.08 09:51
수정 2015.09.08 09:59

네티즌들 "초동대처 미흡 지적 앞서 안전불감증 자성부터"

제주 추자도 앞바다에서 악천후로 인한 낚시 어선 ‘돌고래호’가 전복된 사건을 두고 언론에서 ‘또 한 번의 세월호 사건’이라며 정부의 책임을 묻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와 돌고래호 침몰 사고는 달리 봐야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연합뉴스

제주 추자도 앞바다에서 악천후로 인한 낚시 어선 ‘돌고래호’가 전복된 사건을 두고 ‘또 한 번의 세월호 사건’이라며 정부의 책임을 묻는 질타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와 돌고래호 침몰 사고는 달리 봐야한다”는 네티즌들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사고 당시 신양항 인근 해역에서는 시간당 54mm의 장대비와 초당 12m/s의 풍속이 계속돼 거의 풍랑주의보(14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동 계열의 너울성 파도가 2~3m이상 일어 최초신고자인 같은 회사 소속의 돌고래1호(5.16t)는 같은 날 돌고래호와 함께 출항했다가 10여분 만에 기상악화를 이유로 회항하기도 했다.

이때 발견된 사망자와 생존자 대부분은 구명동의(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발견됐다. 생존자 진술에 따르면 비에 젖은 구명조끼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승객 대부분이 착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사건을 두고 ‘초동대응 늦어 골든타임 놓쳤다’, ‘세월호 참사의 축소판 사건’, ‘진상규명’, ‘보상절차’ 등이 언급되며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사고의 원인은 '정부 당국의 초동대처'가 아니라 '안전불감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7일 '데일리안'에 “돌고래호 침몰은 세월호 참사와는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주희 실장은 "세월호 때는 정부가 선박운영 등에 대한 권한이나 운영권을 해당 회사에 줬기 때문에 관리점검이 제대로 안 된 상황들을 비난할 수 있었지만, 개인 동호회 차원의 일들까지 일일이 정부에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기에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박 실장은 세월호 참사와 연관 짓는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의 비판적인 측면에서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면을 부각시킬 수 있는 차원”이라며 “일반인들이 봤을 때도 정부가 일일이 권한을 주고 다 책임져야 한다는 상황이 되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네티즌들 또한 “악천 후에 구명조끼도 없이 운항한 배가 어떻게 세월호랑 비교가 되고, 왜 또 정부 탓이 되냐”며 냉소를 보내고 있다. 육지도 아닌 망망대해에서 초동대처에 시간이 지체됐다고 무조건 정부를 탓하는 것은 과한 비난이라는 평가다.

특히 보도된 내용에서 돌고래호 승선자들 대부분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것과 풍랑주의보 수준의 악천후 속에서도 무리하게 어선을 운행한 것이 비난이 커진 이유다.

또한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안전과 관련해 정부에서 아무리 정책을 개혁해도 결국 주체들이 이 정책을 지키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아이디 ‘min***’은 “바다에서 구명조끼를 입는 기본도 지키지 않는데 아무리 골든타임이라고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골든타임이 의미 있으려면 기본 안전수칙이 전제가 되야지”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또 다른 네이버 아이디 ‘ski***’는 “그놈의 탓, 초기대응 타령들 그만. 애초에 사고유발을 하지 않은 게 원인이지, 남탓 하기엔 이미 늦었다”라며 “구명조끼도 안 입고 파도에 몸을 맡긴 사람들이 국가에 안전 못 지킨다고 지적질 할 수 있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트위터리안 ‘@din***’은 “그 날씨에 낚시를 간 사람들이 잘못된 거지, 초동대응 못한 정부가 잘못한 겁니까”라며 “기자들이 국민들 다 선동한다”고 비난했다. 또 네이버아이디 ‘sin***’은 “비오는데 배 띄운 건 불법 아닙니까? 비오는데 낚시하자고 한 사람에게 벌금 물려라”라며 “인명피해 일어나면 무조건 보상? 그걸 왜 국가가 하나”라고 통탄했다.

한편, 제주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7시 25분께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한 돌고래호(9.77t)는 선장과 안내원, 낚시 동호회원 19명 등 21명을 태우고 전남 해남 남성항으로 가던 중 기상 악화로 변을 당했다.

돌고래호는 통신이 끊긴 뒤 11시간 가까이 전복된 채 다음날인 6일 오전 6시 25분께 인근을 지나던 어선에 의해 발견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0명이 사망했고, 3명이 생존해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8명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에 대해서는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때 함께 출항했던 돌고래 1호가 돌고래호와 회항논의를 위해 오후 7시 44분께 교신했으나, 돌고래호는 “잠깐만”이라는 마지막 교신을 하고 연락이 끊겼다. 이후 돌고래 1호는 한 시간 가량 돌고래호와 연락을 시도하다 오후 8시 40분께 해경추자안전센터에 신고, 추자센터는 20여분 가량 돌고래호와 교신을 시도하다 오후 9시 3분께 제주 해경 상황실에 이를 보고했다.

이후 제주 해경은 오후 9시 5분께 수색지시명령을 내리고 돌고래호가 자동 위치식별장치(V-PASS)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에서 곧바로 좌초하지 않고 해남 방향(북동 방향)으로 더 이동했을 것이라는 판단에 그 지역을 수색했지만, 정작 돌고래호는 사고 다음날인 6일 오전 6시 25분께 해경 수색팀과 4km 떨어진 추자도 남쪽 섬생이섬 남쪽 1.1km 해상에서 인근 어선에 의해 뒤집힌 채 발견됐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