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탄 '훙치' 롤스로이스보다 비싼 이유가...
입력 2015.09.05 10:02
수정 2015.09.05 10:02
한때 중국서 최고 브랜드…외제차량 비해 무겁고 연료 소비가 크다고 외면
지난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사열을 할 당시 탑승했던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산당의 붉은색 깃발에서 이름을 딴 훙치(紅旗)는 중국산 자체 브랜드 차량이다. 기본 모델에도 차량의 본네트와 옆면, 바퀴에도 붉은 깃발 모양의 엠블럼이 새겨져 ‘중국차’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훙치는 상하이(上海) 자동차, 둥펑(東風)자동차와 함께 중국 3대 국영자동차그룹인 디이(第一)그룹에서 생산한다. 시 주석이 탑승했던 훙치는 럭셔리카로 모델명은 '훙치 L5'다. '중국의 벤틀리'라고도 불리는 훙치는 1956년 자국산 차량이 필요하다는 마오쩌둥 당시 국가주석의 지시로 개발에 들어가 1958년 처음 생산됐다. 특히 현재 브랜드명의 한자 로고는 마오쩌둥의 친필로 알려졌다. 미국의 캐딜락, 영국의 롤스로이스, 일본의 도요타 센추리처럼, 중국을 대표하는 VIP용 자동차다.
훙치는 한때 중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였다. 훙치는 1959년 건국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국가주석 사열용 차량으로 쓰였고 19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마오쩌둥 전 주석이 '홍위병'을 사열할 때, 1972년 닉슨 미국 대통령의 첫 방중 때도 이 차량이 사용됐다.
특히 훙치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탑승했던 차량으로 알려지면서 당시에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앞서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중국 방문 당시 이 차량을 이용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훙치의 인기는 시들고 링컨과 검은색 아우디 같은 외자합작 브랜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공산당 간부들 사이에서 외제차량에 비해 무겁고, 연료 소비가 크다는 이유로 훙치의 인기는 식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개혁개방 이후 외국산 차량과의 경쟁에 밀린 훙치는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다 2012년 상업생산을 재개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현행 훙치 모델은 현대적인 디자인의 H7과 고전적인 디자인의 L5 등 두 가지가 있다. 이번에 시 주석이 탄 차량은 훙치 L5 의전용 모델로 최고급 나무 장식 및 가죽을 사용해 실내도 붉게 꾸몄다. 공간의 길이는 3435mm로 벤치D급 차를 훨씬 능가한다.
아울러 CA12GV60-01 V12 엔진이 장착된 '훙치L5'는 배기량은 6L, 최대출력 300kW/5600rpm,100Km를 달릴 경우 20L의 기름을 소모한다.
이번 열병식에서 시주석이 탑승한 L5는 작년 4월 ‘2014 베이징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모델로 현지 가격은 600만 위안(약 10억원)에 판매되고 있다. 세계 최상급 세단인 마이바흐나 롤스로이스보다 비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