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예비 FA 부진, 몸값 거품 빠지나
입력 2015.08.23 08:03
수정 2015.08.23 08:03
예년과 달리 뚜렷한 'FA 로이드' 현상 없어
외국인 선수 활약, FA 몸값 하락에 영향?
예비 FA 빅4로 분류되는 김태균(왼쪽부터)-정우람-박석민-김현수. ⓒ 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KBO리그 FA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몸값 폭등 현상이 뚜렷했다.
FA 몸값 거품의 시작은 2012년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간 이택근이었다. FA 자격을 얻은 그해, LG 유니폼을 입고 타율 0.297 4홈런 29타점에 그친 이택근의 몸값은 놀랍게도 4년간 50억원이었다.
이택근 계약은 이후 FA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선수들의 눈높이가 달라졌고, 이를 맞추기 위해 구단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지갑을 열어야만 했다. 이듬해 KIA로 이적한 김주찬(4년 50억원)이 두 번째 포문을 열었다.
2013시즌 후에는 역대 1~3위의 계약이 성사됐다. 롯데 강민호가 4년간 75억원에 잔류를 선택하면서 심정수의 60억원을 9년 만에 깨뜨렸고, 정근우(4년 70억원), 이용규(4년 67억원)도 나란히 잭팟을 터뜨렸다.
2014시즌이 끝난 뒤에도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취득했고 역대 최고액 기록이 1년 만에 깨졌다. 윤석민(90억원), 최정(86억원), 장원준(84억원), 윤성환(80억원) 등 무려 4명의 선수들이 강민호의 기록을 쉽게 갈아치웠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도 눈에 띄는 특급 선수들이 FA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거듭된 가격 상승으로 인한 팬들의 우려와 ‘먹튀’ 발생 가능성, 그리고 외국인 선수 확대로 특급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FA로이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일단 A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두산 김현수, 한화 김태균, 삼성 박석민, SK 정우람 등이 꼽힌다.
특히 김현수의 경우, 올 시즌 7억 5000만원에 재계약하며 일찌감치 FA 대박을 예약해놓았다. 지난해 4억 5000만원에서 3억원(66.7%)이나 인상된 금액으로, 팀 역대 최다 인상액이며 FA 및 해외에서 복귀한 선수를 제외한 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이기도 하다.
기대에 부응하듯 김현수의 전반기는 커리어하이를 찍을 기세였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79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23 11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처진 상태다.
특히 8월 들어 홈런이 단 1개에 그치는 등 월간 타율 0.254로 저조한 편이다. 물론 김현수는 매년 3할 타율을 기록하는 특급 타자이지만 파워툴이 부족하고 강한 인상을 남긴 시즌이 없다는 약점도 있다.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역대 최고액 돌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수 쪽에서는 단연 SK 정우람이 대박 계약을 따낼 후보다. 군복무를 마치고 3년 만에 복귀한 정우람은 시즌 초 셋업맨 역할을 담당하다 마무리 윤길현이 부진하자 보직을 뒷문 단속으로 바꿨다.
정우람의 복귀는 시즌 중반까지 성공적이었다. 정우람의 전반기 성적은 7승 2패 10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1.65로 ‘역시’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했다. 하지만 후반기 정우람의 평균자책점은 12.91로 치솟은 상태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안지만의 역대 구원투수 FA 최고액(4년 65억원) 돌파도 요원해 보인다.
역대 최고 우타자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한화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조용하면서도 꾸준히 특급 성적을 찍어내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문제는 적지 않은 나이다. 2012년 일본에서 복귀할 당시 사실상 FA 역대 최고액 타이(4년간 연봉 15억원) 대접을 받은 그는 내년 시즌 만 34세에 이른다. 한화를 상징하는 선수로 올 시즌 연봉보다 높은 액수를 찍을 것이 확실시되지만 최고액 경신까지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의외의 대박은 삼성 박석민이 누릴 수도 있다. 사실 박석민은 6월까지만 해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부상과 FA가 된다는 부담으로 6월까지의 타율이 0.266에 그쳤다. 심지어 7번 타순으로 밀리기까지 했다.
반전은 7월부터 시작됐다. 박석민의 7월 한 달간 성적은 타율 0.434 7홈런 23타점이며 8월 들어서도 4할대 타율을 뽐내고 있다. 시즌 타율도 어느덧 3할 2푼대까지 상승해 당당히 리그 11위에 올라있다. 그가 몸담은 구단 역시 FA 선수들에게 섭섭지 않은 대우를 해주는 삼성이라는 점에서 올 시즌 최고액은 박석민이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이들보다 한 단계 아래로 평가 받는 선수들은 나름의 약점들이 존재한다. SK 박정권과 kt 김상현, 넥센 유한준은 ‘FA로이드’ 현상이 뚜렷하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의 적지 않는 나이가 걸림돌이다. 이들보다 나이가 적었던 지난해 김강민(4년 56억원)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