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 "종합 포트폴리오 강화가 답이다"
입력 2015.08.19 12:57
수정 2015.09.14 18:10
<기획시리즈-은행, 성장전략 바꿔라(상)>
은행 수익 악화에 따른 비은행 부문 경쟁력 제고 등 포트폴리오 강화 집중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대형 금융사 M&A 등 수익 창출 다각화 추진
국내 4대 금융지주사 로고
저성장-저금리 시대 금융지주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은행의 예대마진으로 먹고 살던 시절은 가고 다양한 먹거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또 계좌이동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금융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다양한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새로운 차별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들은 은행 수익성 개선 노력과 함께 금융그룹의 종합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성장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본지에서는 총 3회에 걸쳐 주요 은행들의 신성장전략을 집중 취재, 보도한다.
| [기획시리즈]은행, 성장전략 바꿔라 |
| (상)금융지주들 "종합 포트폴리오 강화가 답이다" (중)은행들, 계좌이동·ISA 등 고객기반 변수 대응 전략 (하)"해외서 돈벌자" 은행들 글로벌서 성장전략 찾는다 |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는데다 전체 수익 중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금융지주사 성장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다.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극대화 뿐만 아니라 대형 금융사 인수에도 적극 뛰어들며 '종합 포트폴리오의 완성'을 노리고 있다.
◇신한금융, 완성형 포르폴리오로 수익 극대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은행 부분이 57%로 가장 많고, 신한카드 25%, 신한금융투자 9%, 신한생명 5% 등 순이다.
또한 그룹사 간 교차거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교차거래고객 수가 지난 2012년 3월 1678만명 수준에서 올 3월 말 기준 1805만명으로 7.6% 증가했다. 은행과 금융투자 간 주요 협업 모델인 ‘PWM모델’도 안정적인 성장의 디딤돌로 자리잡고 있다.
신한금융은 리딩뱅크로 입지를 다진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화룡점정을 ‘실질적 해외진출 달성’으로 찍겠다는 의지다. 향후 방점은 포화에 이른 국내시장보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적합한 해외시장에 맞춰졌다.
신한의 청사진은 한동우 회장의 경영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는 평가다. 덩치를 키우는 기존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2003년 조흥은행, 2006년 LG카드를 인수한 후 10년 가까이 M&A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거듭 강조한 것 역시 ‘해외진출’이었다. M&A를 하더라도 해외에서 시도하겠다는 의미다.
신한은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낸 만큼 향후 기존 성과를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내실다지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요 비은행 그룹사들의 이익 회복이 상반기에도 지속돼 차별화된 사업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하고 있다”며 “이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 증권부문 강화로 포트폴리오 완성 노린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해 취약했던 보험부문 강화에 성공했다. KB손보는 자산 26조원으로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에 이어 손보업계 4위 대형 보험사다.
지난해 11월 KB금융의 통합 수장으로 취임한 윤종규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당시 KB사태로 좌초 위기에 놓였던 LIG손보 인수를 핵심 과제로 정하고 직접 발로 뛰며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어냈다.
KB금융은 종합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보험에 이어 이번에는 증권부문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금융업계 초대형 매물인 대우증권 인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KB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형증권사라는 점에서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부문을 강화하면 완성도 있는 종합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올 상반기 순익은 9446억원으로, 비은행 비중이 29%로 지난해 31%에 비해 다소 줄었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수익 비중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비은행 비중이 4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을 예상된다.
현재 대우증권 인수 유력 후보자로 KB금융이 꼽힌다. 실제로 금융업계에서는 대우증권 매각 가격이 2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자금동원 능력이나 인수 필요성 측면에서 KB금융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KB금융 관계자는 "LIG생보 인수로 비은행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계열사간 연계 영업을 강화하는 등 시너지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M&A 등 다각적인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통합은행 출범 후 포트폴리오 다각화 추진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하나금융그룹은 2025년까지 전체 수익 중 비은행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비은행 수익 비중이 10% 초반대 수준으로 금융지주사 중 최하위지만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비이자 수익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주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2010년 하나자산신탁을 인수했고, 2012년에는 하나저축은행, 2014년 카드부문 통합 등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비은행 부문 강화를 국내로 한정짓지 않고 최근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와 합작을 통해 중국 리스시장에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PIB(Private Investmen Banking)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7488억원의 순익을 달성했고, 비은행 비중은 17.9%로 지난해 6.3%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전년 대비 하나생명이 265%, 하나저축은행이 72.5% 성장한 덕분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비은행 수익 비중 확대를 현안으로 제시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당분간 KEB하나은행의 통합작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지만 이후 지주 회장으로서 수익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비은행 계열사 정비 및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025년 비은행 수익을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려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하나-외환 통합은행이 출범하면 PIB복합금융점포 확대 및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과의 시너지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로 성장 모색
김용환 NH농협지주 회장
무엇보다 ‘농업’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 네트워크를 갖췄지만 그것이 오히려 포트폴리오 개선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농협 고위관계자는 “농협금융의 경로 변경은 거대한 항공모함이 방향을 트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은행 비중이 67%로 비은행 자산 비중이 33%에 달한다. 2013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것이 주효했다. 이미 ‘은행 쏠림’은 어느정도 털어냈다는 게 자체평가다.
특히 보험과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는 금융지주사 가운데 자산규모가 각각 1위로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617억원을 기록했고, 농협생명 당기순이익은 7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늘었다. NH저축은행도 38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농협금융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증권과 자산운용 역량을 발판 삼아 올해 비은행이익 비중을 지주사의 연결이익 중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지난 4월 취임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계열사간 시너지 △신사업 발굴 육성 등을 포트폴리오 개선을 목표로 내세웠다. 김 회장이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핵심 방안은 퇴직연금 시장 공략이다. 금융권에서는 농협만의 자산운용 장점을 살린 ‘틈새시장 공략’으로 보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융·복합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며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농협중앙회와 농협 경제사업 부문과 협업모델을 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시너지가 막대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