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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 쓴 최순조, 이번엔 아베를 겨냥하다

박진여 기자
입력 2015.08.15 07:59
수정 2015.08.15 08:03

새 장편소설 '미명' 발표 ‘조선의 처녀이야기’ 등 2권 과거사 재조명

광복 70주년의 전야제처럼 최순조 작가의 신작 소설 ‘미명’의 발간을 알리는 북 토크가 도서출판 동행 주관, 아르케웍스 주최로 14일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열렸다. ⓒ데일리안

“나는 소설 ‘미명’을 아베 신조의 침대 머리맡에 펼쳐놓고 싶다”

영화 ‘연평해전’의 원작자인 최순조 작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 징용당해 전쟁범죄자로 내몰려 사형 당했던 포로감시원들의 해방되지 못한 넋을 위로하기 위해 발간한 첫 장편소설 ‘미명’의 제일 첫 장 ‘작가의 말’에 수록한 구절이다.

광복 70주년의 전야제처럼 최순조 작가의 신작 소설 ‘미명’의 발간을 알리는 북 토크가 도서출판 동행 주관, 아르케웍스 주최로 14일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북 토크에서는 ‘신작 미명, 아베 신조에게 묻다!’를 주제로 일본에 강제징용 된 조선의 처녀,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소개와, 일본 아베 정권의 과거사 부정 등 왜곡된 역사인식을 비판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 작가는 북 토크에서 책을 쓴 이유에 대해 “위안부 역사관에 갔을 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사진과 함께 ‘니들은 우째 구경만 하노’라는 메시지가 적힌 걸 보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며 “할머니의 한 마디가 가슴을 세차게 흔들어 부끄러워 차마 가만있을 수 없어 펜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 작가는 “그런데 아베신조는 ‘우리가 언제 그랬냐’고 부정과 왜곡만 일삼는 실정에 우리가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보잘 것 없는 재주지만 글을 써서라도 대항해야 겠다 싶었다”고 작품을 구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품은 소설 ‘미명’은 제1권 ‘인간사냥’과 제2권 ‘일왕이 사육한 악마’로 총 2권의 장편소설이다.

‘미명’은 과거 일본군에 끌려가 성폭행·학살 등을 당한 조선의 처녀와 포로감시원 신분으로 하루아침에 전쟁범죄자로 내몰린 조선 청년들의 참담했던 상황을 알리고, 일본군이 저지른 죄과를 낱낱이 고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제1권 ‘인간사냥’은 ‘조선의 처녀 이야기’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소설로 녹여 그 실상을 고발했다. 제2권 ‘일왕이 사육한 악마’는 ‘조선의 청년 이야기’로 일본군에 징용으로 끌려간 조선 청년들 중 정규군이 아닌 포로감시원으로 끌려가 군견보다 못한 대접을 받다 일본군 장군들을 대신해 전쟁범죄자로 내몰려 사형을 당하게 된 내용을 실었다.

이와 관련해 최 작가는 소설이 두 권으로 분리돼 각각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해 “기차레일을 보면 두 레일이 평행선으로 쭉 가다 어느 지점에 가면 하나의 레일로 만나는 지점이 있다”며 “어둡고 암울한 시대를 걸어온 조선 처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조선 청년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기에 마지막에 서로 만나게 되는 이야기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최순조 영화 '연평해전' 원작 작가.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미명’이 사실관계를 다룬 소설인 만큼 등장인물의 이름 또한 사실관계에 입각해 의미를 부여했다.

최 작가는 “‘미명’의 등장인물 중 조선 여자들을 끌어모으는 일을 하는 아베 타쿠오라는 인물이 있는데 처음 마음 같아서는 ‘아베 신조’로 하고 싶었지만 소설이 코미디가 되면 안 되기에 실제 일제 전범 이름 중 ‘타쿠오’라는 이름을 가져와 ‘아베 타쿠오’라 지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작가는 “아베 신조가 현재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강제로 연행한 사실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아베의 외할아버지는 악랄한 일본군 A급 전범으로 재판을 받은 사람으로 자기 조상의 잘못에 대해 후손이 나와 사과해야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지금도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작가는 아베 총리를 겨냥해 “아베는 철저히 천황중심주의나 군국주의 같은 낡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으로 현재 올바른 정치가 아닌 편협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아베 신조의 침대 머리맡에 이 책을 펼쳐놓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북 토크를 마치며 최 작가는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널리 읽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경화된 일본 사회에 널리 퍼져 일본 사람들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현재와 미래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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