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세모자 성폭행-인분교수…'그것이 알고싶다' 파장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8.10 10:22
수정 2015.08.10 10:25

사건 이면 추적…3주 연속 시청률 1위

시청자 게시판 제보·사건 비판글 잇따라

SBS 시상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토요 예능 프로그램을 꺾고 연이어 시청률 1위를 기록, 인기몰이 중이다.사진은 인분교수 편.ⓒSBS

SBS 시사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토요 예능 프로그램을 꺾고 연이어 시청률 1위를 기록, 인기몰이 중이다.

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한 '그것이 알고싶다-인분교수의 아주 특별한 수업' 편은 시청률 8.7%(전국 기준)를 나타내 같은 시간대 방송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6%)과 KBS2 '인간의 조건-도시농부'(3.0%)를 제쳤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흥행은 3주 연속 이어졌다. 지난달 25일과 1일 1,2편으로 방송된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은 10.3%와 9.4%를 각각 기록해 동시간대 시청률 정상을 차지했다.

두 편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의 이면을 파헤쳐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은 지난해 남편과 시아버지를 포함, 여러 사람으로부터 성폭행과 성매매를 당했다고 주장한 이씨와 이씨의 두 아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이씨는 지난 6월 성 학대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올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당시 경찰이 이씨의 남편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자 '그것이 알고싶다' 게시판에 진실을 알고 싶다는 글이 이어졌고, 인터넷엔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카페가 생겨났다. 이에 제작진은 '세 모자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방송에서는 세 모자가 거짓 증언을 했고, 세 모자의 배후에는 무속인이 있었다는 내용, 특히 이씨가 무속인에 의해 조종당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남편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던 여론은 순식간에 뒤집혔다.

시청자들은 "대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게 충격적이다", "마음 아픈 사건이다. 진실이 알려져서 다행이다", "인터넷에서 선동당하고 휘둘린 누리꾼들이 안타깝다", "'그것이 알고싶다' 아니었으면 그냥 묻힐 뻔했다"는 반응을 전했다.

안윤태 PD는 SBS를 통해 "세 모자가 올린 동영상을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사실이 무엇인지, 확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취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웬만한 수사기관보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훨씬 능력 있다"는 한 누리꾼(네이버 아이디 cyc***)의 말처럼 '그것이 알고싶다'의 활약은 '인분교수의 아주 특별한 수업' 편에서도 계속됐다.

SBS 시상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토요 예능 프로그램을 꺾고 연이어 시청률 1위를 기록, 인기몰이 중이다.사진은 세모자 성폭행 사건 편.ⓒSBS

특히 이날 방송에선 인분교수의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 행위가 나와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방송에 따르면 디자인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장 교수와 협의회 사무국 직원 세 명은 제자 강모씨에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폭행을 일삼았고, 강제로 인분을 10여 차례 이상 먹이는 등 고문 수준의 가혹 행위를 행했다.

피해자 강씨는 "장 교수가 내 입에 재갈을 물린 다음에 손발을 결박했다. 이후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워서 가스를 살이 탈 정도로 뿌렸다"고 고백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가스는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보다 8배나 강력한 효과를 지니고 있었고, 전문가는 "숨을 못 쉰다. 그건 살인이나 마찬가지다. 사람 죽이려고 한 거 아니라면,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강씨는 또 "장 교수가 전기 충격기도 사라고 했다. 나한테 전기 충격기를 쓸까 말까 생각 중이라면서"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소변 같은 경우 30번 이상 먹고 대변은 15번 정도 먹었다"며 "안 먹으면 맞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했다.

장 교수의 엽기적인 가혹 행위는 강씨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장 교수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 사람부터 디자인에 대한 꿈을 접어버린 사람까지. 강씨 외에 다른 피해자들은 교수의 폭행이 그의 학생들부터 동료 교수까지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 동료 교수는 "지금 노출된 게 다가 아니다. 피해자들은 한이 많이 서려 있을 거다. 노출이 된 사례는 10분의 1 정도"라고 토로했다.

표창원 범죄심리 전문가는 "그 시대, 그 상황에서 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며 인간의 권리, 인격, 자존심 이것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 지금 우리 시대에서는 그게 '인분'"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이 나가자 인터넷은 들끓었다. 네이버 아이디 jks***는 "나는 왜 피해자가 오랫동안 당하고만있었는지가 더 화나고 분했다. 인분교수는 사람이 아닌 악마"라고 했다.

lan****는 "방송을 보고 화가 나서 떨었다. 용서가 안 되고, 절대 용서해선 안 되는 나쁜 사람이다"고 전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게시판에는 인분교수 사건의 후속 취재를 요청하는 글들이 보인다. 한 시청자는 "방송 잘 봤다. 폭행에 가담한 제자들도 자세히 다뤄졌으면 하고, 여제자는 왜 불구속 수사대상이 됐는지도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인분교수 편은 분노를 넘어 씁쓸함을 느꼈다. 가해자들이 철면피처럼 다니는 게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졌다. 많은 사람이 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후속 취재 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 시청자는 인분교수 편이 한국 사회의 더러운 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방송이었다고 했다. "인격보다 능력을 우선시 하는 사회, 파벌과 인맥이 많은 걸 결정하는 사회, 폐쇄적이고 군대식 분위기 등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나타났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