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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출국장 앞 "연평해전 사과 받아오라" 성난 외침

목용재 기자
입력 2015.08.05 15:59
수정 2015.08.05 21:58

"북한 가서 오지 말든지, 아니면 반드시 사과 받아오라"

이여사 일행 평양 도착, 북 조선중앙통신 신속 보도 눈길

5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앞에서 엄마부대봉사단 회원들이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출국 일정에 맞춰 ‘엄마부대봉사단’ 등 보수단체들이 “이 여사는 북한으로 가서 연평해전의 사과를 받아오라”고 시위를 벌였다.

5일 엄마부대봉사단, 탈북엄마회, 나라지키기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이희호 여사가 출국하는 김포공항 국제선 앞에 모여서 이 여사의 방북을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연평해전 유족들에게 먼저 사죄하고 방북하라”고 주장했다.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여사가 연평해전) 유족들의 한을 외면하고 기어이 북한을 가신다기에, 북한 가서 오시지를 마시든지, 아니면 반드시 사과를 받아오라”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라”고 항의했다.

이날 시위 참석자들은 ‘이희호 여사는 연평해전 유가족에게 사죄하라’, ‘유가족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라’, ‘연평해전 사과받아 오세요’라는 등의 피켓과 함께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참수리 고속정 357 장병 6인의 초상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희호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김포공항에서 18명의 수행원들과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타고 3박 4일 일정으로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조선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일행 도착’이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남조선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리희호녀사와 일행이 5일 평양에 도착하였다”고 밝혔다.

이 여사와 함께 방북길에 오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는 ‘우리 민족이 분단 70년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6.15정신으로 화해하고 협력해 사랑하고 평화롭게 서로 왕래하면서 사는 민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양에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방북단에는 김 전장관과 함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등 18명의 수행원이 포함됐다.

방북단은 3박 4일동안 평양 소재의 평양산원, 애육원, 아동병원, 묘향산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통일부와 방북단은 상호 ‘핫라인’을 설치해 필요한 연락을 주고 받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 여사 방북기간동안 김대중평화센터 측과 필요한 소통을 유지하기 위해 연락체계를 갖췄다”면서 “전직 대통령 영부인께서 방북하는 상황이고 센터 측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연락체계를 갖췄고 기본적인 사항, 일정, 특이사항 등이 발생할 경우 우리가 소통을 위해 마련한 핫라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에 앞서 이희호 여사 방북을 앞두고 정체가 불명확한 ‘괴단체’가 이 여사가 탑승한 이스타항공기를 폭파할 것이라는 협박성 문건을 일부 언론사에 돌리기도 했다.

이 문건에는 “우리 북진멸공자유인민해방군은 이희호가 탑승할 이스타 항공 비행기를 폭파할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 우리민족에게 반성은커녕 현시점에서 종북 졸개들과 다시 방북하려는 것은 자멸이 시간문제인 북한정권의 생명을 다시 한번 연장하려는 수장”이라고 쓰여있다.

현재 해당 문건을 배포한 ‘북진멸공자유인민해방군’에 대해 경찰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지만 실체가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급진적인 소수의 인사가 주목받기 위해 실체가 없는 단체를 만들어 놓고 벌인 ‘장난’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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