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도 이종걸도…현기환 만나자 '웃음 만발'
입력 2015.07.14 18:15
수정 2015.07.14 18:16
현기환 14일 국회 찾아 여야 지도부 잇따라 만나
국회와 청와대가 모처럼 함께 웃었다.
현기환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14일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고 국회와 청와대 간 관계 개선에 나섰다. 앞서 청와대는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사태와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문제 등으로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었다.
이 때문에 이날 현 수석과 여야 지도부 사이에 다소 '뼈있는 말들'이 오가지 않을지 주목됐었지만, 이들은 덕담을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김무성·원유철, 한 목소리로 "현기환은 정무수석 적임자"
현 수석은 먼저 오전 10시 10분경 김무성 당대표를 만나 환담을 나눴다. 김 대표는 자신과 현 수석의 만남을 보러 온 취재진들을 보면서 "정무수석이 이렇게 대단한 존재"라며 "국화꽃 한송이 피우기 위해 간밤에 소쩍새가 많이 울었다는 시가 있듯이 현 수석이라는 적임자를 잘 고르기 위해 대통령께서 무려 54일간의 긴 시간을 가진 것 같다"고 현 수석을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이어 "현 수석은 협상을 굉장히 많이 필요로 하는 노조활동을 오래한, 정치의 본질인 협상과 타협에 노하우나, 혁신적인 업무를 했고, 항상 소통하려 노력한다. 4년 전 같이 의정활동 해봤지만 매사에 낮은 자세로 항상 찾아 먼저 전화하곤 한다"며 "저하고도 그동안 자주 소통해왔고, 그래서 정무수석 역할을 아주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 수석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김 대표께서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어제 임명장을 수여받고 인사차 왔다"며 "오다보니까 오늘이 김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선출된지 1주년이더라. 동시에 축하를 드린다. 앞으로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 인사는 이어 비공개 면담을 갖고 새로운 당 지도부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 시간을 조율했다. 김 대표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16일 오전 자신과 신임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박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현 수석의 만남 전 원 원내대표, 김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에서 합의 추대됐었다. 김 대표는 이외에 현 수석에게 추가경정예산(추경) 협조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현 수석은 11시경에는 원 원내대표와 만나 비공개 환담을 나눴다. 원 원내대표는 환담을 마친 뒤 현 수석에 대해 "18대 의정 활동을 같이 했던 분이라 반갑고 정무수석에도 적임자"라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빨리 재개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야당과 소통 중요" 현기환 "언제든 연락달라"
현 수석은 이후에는 야당과의 만남을 가졌다. 그는 11시 30분경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이 원내대표는 현 수석을 보자마자 웃음을 띠며 "오래간만이다. 몇 년 만이냐"고 했고, 현 수석은 "평소 존경하는 이 원내대표에게 인사차 왔다. 바쁜 시간을 내줘서 대단히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정무수석이 친히 찾아줘 감사하다. 흔치 않은 일"이라며 "정무수석은 노동조합에 정통한 분이고 우리나라 노동문제에 관해 큰 식견을 가진 분"이라고 현 수석을 칭찬했다. 이어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에는 '청와대 대변인이 아니길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정무수석은 청와대 대변인을 해도 괜찮겠다"며 "청와대와 미래지향적 뜻으로 같이 갔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가 말하는 첫 번째 대변인은 '청와대의 뜻만을 국회에 전하는 정무수석', 두 번째 대변인은 실제 '반듯한 이미지의 청와대 대변인'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현 수석은 오후 3시 30분경에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당대표를 비공개로 만났다. 김성수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표는 현 수석에게 참여정부 시절 1년간 정무수석을 지냈던 유인태 의원을 예로 들며 "당정청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야당과 활발히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현 수석은 이에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서로 잘 소통될 수 있도록 제가 애를 쓰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현 수석과 문 대표는 각자 부산에서 활동했던 경험, 현 수석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 등을 주제로 꺼내면서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문 대표가 현 수석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별도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