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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최악의 인물´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


입력 2006.12.15 11:03
수정

<시사저널> 편집국 기자 투표…´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 ´ 주역

이 기사는 제이유그룹의 사기마케팅을 특종 보도한 <시사저널> 정희상 기자가 취재 뒷 이야기를 끼뉴스(gginews.gg.go.kr) ´그래 바로 이글 이글´ 코너에 게재한 글 입니다.

다단계 사업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후 38일간의 도피끝에 지난 7월 28일 검찰에 체포되어 구속이 집행중인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가운데).
<시사저널> 편집국 기자들의 투표를 통해 올해 최악의 인물은 제이유 그룹 주수도 회장이 뽑혔다. 수십만의 국민들이 그의 꾐에 빠져 가산을 탕진한 채 신음하고 있고, 국가 사정기관의 총수까지 나서서 ‘단군이래 최대 사기사건’을 운운했으니 사건의 정점에 있는 주수도씨가 그런 평가를 받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1956년 경남 울산의 한 어촌에서 태어난 주수도씨는 중학교 졸업 후 가난한 가정 형편상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학업을 마쳤다. 서울에서 영어 과외 지도교사를 시작으로 진로를 학원가로 정한 주씨는 1970년대 말부터 유명 영어강사로 이름을 떨쳐 그때까지만 해도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대규모 다단계 사기를 일으킨 숭민그룹(SMK) 사업자가 되면서 이후 주씨의 인생 행로는 끊임없는 범죄의 세계를 넘나들게 된다. 일영인터네셔널 사기사건으로 구속(1999년)된 뒤 주코 사기사건으로 재구속(2002년)되었지만 그는 ‘환상적 사기 마케팅’의 꿈을 접지 않았다. 주씨는 그 뒤 수많은 국민을 현혹할 수 있는 환상적 마케팅의 완성단계로 소비생활공유마케팅을 내걸고 제이유 그룹을 만들어 지난 3년간 매년 2조원대 매출을 올리면서 단숨에 ‘성공신화’를 일구는 것처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주씨의 사업 방식은 공직자와 각계 지도층 인사를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특유의 말재주와 뭉칫돈 로비, 동정심 유발로 정평이 나 있었다. 또 회사를 자신의 성이나 이름을 연상시키는 주코, JU, SD마케팅 등으로 붙여 자기 과시 및 신격화에 집착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도를 벗어난 그의 사업 방식은 애초부터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을 잉태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9개월간 제이유 사태를 입체 추적해온 기자 입장에서는 ‘과연 주수도씨 한사람에게 사회 공동체 파괴적인 가공할 범죄 행위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이 온당한가’하는 의문과 함께 씁쓰레한 여운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제이유 사태는 한마디로 ‘국가 사회 신용 붕괴’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는 주수도씨의 사기성 짙은 다단계 마케팅 수법이 원인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투자자에게 분별력을 상실하게 만든 한국사회 지도층의 ‘공모’ 내지 ‘방조’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박세직 재향군인회장, 김원길 전 보건복지부장관, 서한샘 전 의원, 김강자 전 총경, 박용호 전 아나운서 등 이름만 대면 국민이 금방 알 수 있는 사회 각계 지도층 인사 60여명이 제이유의 자문위원을 맡거나 고위 임원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각종 제이유 관련 행사에 직간접적으로 얼굴을 내밀고 주수도씨의 사업 방식을 극찬하며 결과적으로 피해자 양산 대열에 앞장섰다. 언론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미 두 차례에 걸친 <시사저널>의 추적 보도로 드러났듯이 힘 센 중앙 언론사 치고 주수도씨와 동업 관계를 맺거나 거액의 후원금을 받지 않은 곳은 찾아보기 드물었다. 또 많은 언론들이 기사를 통해 지난 수년간 주수도씨의 사기마케팅을 ‘성공신화’로 둔갑시키기에 바빴다. 피해자들이 언론에 대해서 특별히 원망하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그 뿐이 아니다. 주수도씨 주변에는 전력이 화려한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들이 두텁게 포진해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다. 전직 검찰총장 한명과 전직 검사장 2명, 이 사건 수사착수 직전 동부지검 차장검사를 맡았던 변호사, 심지어 과거 주씨를 구속했던 수석검사까지 이번에는 변호사로 나와 주씨 편에 합류했다. 심지어 한때 학생운동권 이론가의 대부라는 평가를 받던 재야 운동권 출신 변호사 한명도 주씨 곁을 지켜주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불법 다단계 업체로서는 사정기관에 맞서 효과적인 방패막이가 절실했겠지만, 대외적으로는 이들을 통해 자신의 ‘신용’을 뽐내고도 싶었을 것이다.

주수도씨 주변에 포진하며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이들 사회지도층 인사 대다수는 맘만 먹으면 주씨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챌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국민을 피해 대열에서 이탈시키는 경고 사이렌을 울리는 대신 주씨를 이용해 각종 혜택을 받는 데 몰두함으로써 수많은 서민을 오도해 피해자로 만드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최악의 인물은 ‘주수도씨와 그를 도운 한국사회 지도층’으로 확대해석해야 할 것 같다. /정희상 <시사저널> 탐사보도전문기자

이 기사는 끼뉴스(gginews.gg.go.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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