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회복에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이유는
입력 2015.07.07 10:29
수정 2015.07.07 10:30
스마트폰과 TV의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쳐...반도체가 호실적으로 선방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5조9800억원) 대비 15.38%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시장의 기대치였던 7조원에 못 미치면서 전년 동기(7조1900억원)에 비해서는 4.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8조원으로 전 분기(47조1200억원) 대비 1.87% 늘었으나 전년동기(52조3500억원)에 비해서는 8.31% 줄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3분기 4조600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세 분기 연속 완만한 실적 개선 흐름을 지속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4조600억원)이 약 3년 만에 처음 5조원을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겪었지만 4분기에 5조원대를 회복한 데 이어 이번에는 7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회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7조원 영업이익 도달에는 미치지 못했다. 당초 증권사들이 갤럭시 S6 판매 호조 기대감으로 영업이익 전망치를 7조원 이상으로 제시하다 실적 발표가 임박해 오면서 7조원 이하로 하향조정한 것과 무관치 않았다.
이는 지난 3월 출시 당시 호평을 받았던 '갤럭시S6'가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판매량을 보인데다 TV가 전체적인 시장 침체로 부진에 빠진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6가 지난해 4분기 출시된 아이폰6에 비해 늦게 시장에 나오면서 제품의 우수성에 비해 빛을 못 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상태에서 제품이 나오다보니 판매량 증가에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 곡면 디스플레이 적용으로 화제를 모은 갤럭시 S6 엣지의 경우, 초기 생산수율이 낮아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기대에 못 미쳤다.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다보니 커버글래스 등 부품을 적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워 출시 초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높은 수요가 판매로 100% 이어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IT모바일(IM)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원에 못 미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TV의 부진이 회복되지 않은 것도 실적 부진을 가중시켰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전세계 TV 시장의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업체들이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음에도 수요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2분기 에어컨 등 냉방가전 수요가 증가했지만 TV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나마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DS)부문이 선방하며 전체 실적 부진을 방어했다는 분석이다. DS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1분기 적자였던 시스템LSI 부문도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DS부문은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DS부문이 IM과 CE부문의 부진을 상쇄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 스마트폰은 신제품 및 가격 통제 효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TV는 가격 인하에도 수요 회복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