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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NK, 요덕 수용소 수감자 180명 명단 유엔 사무소 제출

목용재 기자
입력 2015.06.26 14:55
수정 2015.06.27 00:53

"사라진 서림천 구역 180명 행방, 북한 당국 밝여야"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ICNK 회원단체 주최로 열린 요덕 서림천 구역 180수감자 명단 제출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관계자들이 명단이 들어있는 책자를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가 북한 정치범수용소 가운데 유일한 ‘혁명화’ 구역인 서림천 구역 내 수감자 180여명의 명단을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에 제출했다.

ICNK로부터 180여명의 명단을 제출받은 유엔 사무소는 해당 자료를 활용해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유엔 기구들과 해당 자료를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아울러 해당 자료에는 서림천 구역 내 수감자들의 요덕수용소로 끌려오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도 포함돼 있다.

권은경 ICNK 사무국장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ICNK 한국회원단체들이 공동주최한 ‘요덕수용소 서림천구역 수감자 명단 제출 기자회견’에서 “이 자료가 유엔 사무소에 제출되면 유엔 기구들이 해당 자료를 공유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요덕수용소 서림천 구역에 있던) 181명의 행방과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수용소는 현재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ICNK가 제출한 181명의 명단과 그들이 당한 인권유린 사례를 모아놓은 ‘요덕수용소의 내 동료 수감자들-서림천과 함께 사라진 180인(My Fellow Inmates In Yoduk-The 180 People Who Disappeared With Seorimcheon, Yoduk)’이라는 제하의 자료는 정광일 노체인 대표와 탈북자 2인의 기억을 토대로 작성됐다.

ICNK가 26일 공개한 북한 요덕수용소 서림천구역 수감자 180여명의 명단이 수록된 자료.ⓒ데일리안
해당 자료에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요덕수용소의 서림천 혁명화구역에 수감됐던 180여명의 이름과 나이, 수감이유, 생존여부 등의 정보가 기록돼있다.

아울러 ‘곡산공장 보위부 체포조’에 의해 납치된 국군포로 2세 가족의 정보와 연길을 중심으로 1998년부터 2004년경까지 활동한 보위부 체포조의 활동에 대한 설명도 포함됐다. ‘곡산공장 보위부 체포조’는 지난 2001년 납북됐다가 사망한 김동식 목사를 체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광일 대표와 탈북자 2인은 요덕수용소 서림천 구역 출신으로서 해당 자료를 통해 현직 북한의 체신상인 심철호가 요덕수용소 수감자였던 사실, 북한 검찰 등 고위 기관들의 충성경쟁으로 인해 빚어진 숙청사건, 독일 유학생들의 말실수 등 서림천 구역 수감자들의 연루 사건까지 밝히고 있다.

정광일 대표는 “요덕수용소 서림촌 구역에서 나온 탈북자 한사람과 2006년도에 같은 구역에서 나온 사람, 그리고 요덕 서림촌 구역에서 수감됐던 제가 함께 동참해 명단을 작성했다”면서 “나와 비슷한 시기 수감됐던 사람들을 위주로 명단이 작성됐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당시 400여명의 수감자가 서림천에 있었는데 지금은 서림천 자체가 사라졌다. 이 자료의 180여명을 포함해 서림천에 수감됐던 400여 명의 수감자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이들의 행방에 대해 북한 당국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ICNK 회원단체의 관계자들은 지난해 5월 경부터 요덕수용소의 혁명화구역인 서림천 구역이 해체되기 시작해 10월 경에는 모든 시설물이 철거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국가정보원도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북한 함경북도 화성 16호 관리소(정치범수용소)가 확대되면서 함경남도 요덕 15호 관리소의 수용인원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이철우 새누리당 정보위원회 간사도 “함경북도 길주에 수용소가 있는데 이것을 여의도동의 64배로 확장했다. 요덕수용소의 사람들을 옮긴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은경 ICNK사무국장은 “위성 사진 판독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과 지난해 10월 만났을 때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사석에서 나온 얘기지만 지난해 5월경 서림천이 해체되고 그곳에 있던 건물이 붕괴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도 “해당지역 건물이 완전히 없어지고 그 지역에 나무를 심으면서 흔적 자체를 지우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위원 사택들도 무너진 것으로 봐서 (수감자들과 함께) 보위원들까지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다”고 말했다.

요덕수용소 축소가 혁명화 구역인 서림천 구역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현재 잔존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4곳은 모두 ‘완전통제구역’뿐이다. ‘혁명화 구역’은 수감자들이 일정 조건이 되면 수감에서 해제되지만 완전통제구역에서는 수감자들이 나올 수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권 국장은 “유일한 혁명화 구역이였던 서림천이 해체돼서 이제 북한 내에는 4개정도의 완전통제구역만 남아있다”면서 “수용소, 처형장, 보위부 감방에서 누구도 모르는 사이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수많은 생명들이 있었다. 국제사회는 우리가 제출한 자료를 활용해 사라진 사람들에 대한 진상규명을 북한 당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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