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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가 김정은의 꽃다발 직접 받아든 이유가....

목용재 기자
입력 2015.06.29 05:50 수정 2015.06.29 06:49

소식통 "김일성 부자 꽃다발은 의전 부관이 받아야"

총정치국장이 알아서 기는 모양새 공포정치 단면 드러내

지난 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김정은 인민군대 사업 현지지도 주체104(2015) 4-5'이란 기록영화에서 김정은이 꽃다발을 받아 수행원에게 넘기려하자 황병서가 달려와 대신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캡처

지난 7일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기록영화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꽃다발을 받아 수행원에게 건네려 하자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순식간에 뛰어와 꽃다발을 직접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서열 2위인 황병서가 ‘잽싸게’ 달려와 총정치국장이 할 필요 없는 의전까지 신경 쓰는 것은 그만큼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극에 달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인민군대 사업 현지지도 주체104(2015) 4-5'란 제목의 기록영화를 통해 김정은이 간부들을 대동하고 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황병서는 자신이 김정은보다 앞서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 다시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황병서는 김정은이 꽃다발을 받아 수행원에 넘기려하자 재빨리 달려가 그 꽃다발을 자신이 직접 받았다.

북한에는 김정은의 꽃다발을 받는 등 의전전담조직이 있지만 최근의 ‘공포정치’ 분위기 속에서 황병서가 자신의 충성심을 과시하려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북소식통과 고위 탈북자에 따르면 북한에는 김정은의 의전을 전담하는 비선조직이 있다. 이 비선조직은 북한 중앙당 내부의 ‘의전과’로 알려져 있다. 공식조직에 나와 있지 않은 해당 의전과는 대통령 경호실 혹은 비서실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시 그를 영접한 전희정 국방위원회 외사국장이 초대 의례국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희정은 김일성 주석 당시 시절부터 의전을 전담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에는 조문객을 맞이하는 김정은 옆에 서서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원래 꽃다발을 받는 것은 부관이 하게 돼있다. 또한 의전팀에 경호와 꽃다발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에 황병서가 직접 받았다”면서 “원래는 총정치국장이 할 일이 아닌데, 알아서 김정은에게 ‘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과 영상이나 사진에 같이 찍히는 것이 좋지 않기 때문에 최근 같은 상황에서 의전팀이 가까이 같이 못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의전팀이 가까이 붙는 의전 질서가 잡혀있는데 황병서가 직접 받았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탈북자도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원래 김정은과 거리를 두고 고위급 간부 중에 꽃다발 등을 받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황병서가 직접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김정은을 보좌하면서 챙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정치국장이 꽃다발까지 받을 필요는 없는데 자신이 날쌔게 달려와서 꽃다발까지 처리한다는 것은 자신이 김정은의 의전에도 항상 신경 쓰고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도 “보통 부관, 호위총국장, 의례국장 정도의 사람들이 (김정은) 옆에서 움직인다. 결국 황병서가 공포정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 영상을 통해 포착된 것”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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