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이은 현영철의 ‘불경죄’, 이번엔 어떤 태도?
입력 2015.05.13 12:21
수정 2015.05.13 12:33
장성택은 '건성건성 박수'로 현영철은 '꾸벅꾸벅 졸고 말대꾸'
북한 내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최근 불경죄로 처형된 사실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알려진 가운데 현영철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정원은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현영철은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에서 수백명이 보는 가운데 고사포로 처형됐다”며 이유는 ‘불경죄’라고 설명했다.
불경죄란 마땅히 높여야 할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예를 갖추지 아니함으로써 짓는 죄를 뜻한다. 지난 2013년 12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였던 장성택 전 조선노동당 행정부장도 불경죄로 사형당했다.
당시 장성택은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추대 될 때 박수를 건성건성 치는 모습이 지도부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장성택은 보도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옆에서 주머니의 손을 놓고 뒷짐을 지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백두혈통 세습과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부각됐고 결국 그는 사형을 당했다. 당시 당국이 장성택을 사형에 처하면서 내세운 근거는 북한 형법 제60조에서 규정한 국가전복 음모이다.
장성택이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고 이를 본인이 수습해 최고 권력을 차지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는 것이지만 당시 장성택 숙청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김 위원장에 대한 불경죄로 정치적 희생양 역할이 됐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현영철도 장성택과 비슷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에 따르면 현영철은 군 행사에서 졸고 김 위원장에 말대꾸를 일삼은 걸로 알려졌다.
국정원에 따르면 지난 4월 24일과 25일 북한의 한 군 관련 행사에서 현영철은 눈을 내리 깔고 있었고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절대 졸지말 것을 수 차례 지시했다. 이후 졸았다고 감금한 사례도 두 차례 확인됐다. 평소 김 위원장은 조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모습에 김 위원장은 현영철이 자신을 향한 불만이 담긴 속내를 표출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괘씸죄를 적용해 숙청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간부들 일거수일투족을 다 감시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다가 숙청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