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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내 입지시설 1000㎡까지 설치, 부대시설도 가능

이소희 기자
입력 2015.05.06 14:00
수정 2015.05.06 12:29

해제 쉬워진다…30만㎡이하는 지자체 권한, 공공기여형 훼손지 정비제 도입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규제를 대폭 푼다. 지역특산물 판매시설, 체험시설 등의 입지를 허용하는 방안 뿐 아니라 증축 시 5년 이상 거주 제한과 지정 당시 공장 증축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또 그간 그린벨트 내 축사나 물류창고로 무단 용도변경된 훼손지역에 대해서는 처벌 위주의 단속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 ‘공공기여형 훼손지정비제도’를 도입해 조건부 허용 방침으로 현실성 있는 정비 방안을 선택한다는 고육책을 내놨다.

이 같은 그린벨트의 광범위한 제제 완화로 난개발의 우려가 있고 무분별한 지구 해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행 해제 총량(233㎢)의 추가 확대가 없는 범위 안에서 개발하고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엄격히 보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한 1970년도 초반부터 도시 확산 방지와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을 지정한 이후 반세기가 지난 현재는 많은 여건변화가 있는 만큼 제도도 재평가 되고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6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입지 규제완화…가공→가공·판매·교육시설까지 허용, 건축규제도 완화

개발제한구역 입제 규제완화 ⓒ국토교통부

우선 입지규제 완화로는 현재 지역특산물의 소규모 가공시설 정도만 허용됐던 것에서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판매나 체험시설 등의 설치가 허용된다. 규모를 확대하고(200→300㎡), 마을공동으로 설치할 때는 1000㎡까지 설치가 가능하다.

또 마을 공동으로 농어촌체험이나 휴양마을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숙박, 음식, 체험 등에 따른 부대시설로 2000㎡ 설치가 가능해진다.

이외에도 콩나물, 버섯 등 품종별로 허용됐던 농작물 재배시설을 친환경농업을 위한 새싹채소나 허브 등 작물재배가 가능토록 ‘작물재배사’로 통합하고 규모도 500㎡로 균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시설에 대한 허용기준은 기존의 5년 거주기준을 폐지한다. 거주기간에 따라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의 허용규모가 달라 추후 재시공을 해야 하고, 음식점 부설주차장은 5년 이상 거주한 자만 설치할 수가 있어 시설을 인수한 자는 설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거주기간에 따른 주택 등 시설증축 차등이 완화된다. 취락지구 내 음식점도 형평성을 감안해 건축규제(건폐율 40%, 용적률 100%까지 건축가능)를 완화된다.

이용객 수요 등을 감안해 추가적인 주차장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는 관리계획 변경을 통해 허용하되, 주차장 용도로만 가능하고 타 용도로 전환은 제한되며, 친환경 주차장으로 설치토록 기준을 설정한다.

버스나 화물차 차고지의 경우는 버스공영차고지에 종합정비시설 허용한다. 전세버스·화물차 차고지는 연합회(또는 조합)가 도시계획시설로 설치하거나 그 밖의 자가 도시계획시설로 설치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경우에도 허용된다.

동식물관련시설은 종류, 규모(20% 내외의 범위에서 조정) 등의 행위규제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하고, 공장은 그린벨트 지정 전부터 있었던 공장에 한해 기존부지 내에서는 건폐율 20%(기존공장 112개 중 13곳 대상)까지 증축이 허용된다.

또한 주민 생활편의를 위해 주유소에 세차장이나 편의점과 같은 부대시설 설치가 가능해지고 인수한 자도 이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학교를 기존부지 내에서 증축하는 경우는 관리계획 수립의무 면제 등 절차를 간소화하고, 이용자 편의를 위한 자전거 수리·대여소 설치도 허용된다.

◆해제 요건완화…소규모 단절토지·경계성 관통토지 40만㎡ 대상, 절차도 간소화

ⓒ국토교통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도 완화된다. 그간 해제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그린벨트 경계에 남아 있던 소규모 단절토지나 경계성 관통토지는 그린벨트로서의 역할이 미약하고 효율적 활용이 요구돼 지방도시계획위의 심의를 거쳐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해제된 집단취락에 의해 단절된 1만㎡ 미만의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인근과 단절된 그린벨트와 경계성 관통대지를 해제할 때 섬처럼 남는 1000㎡ 이하의 그린벨트도 해제돼, 경기·대전·대구 등 12개 시·도의 경계지역 그린벨트 40만㎡가 해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제절차도 간소화된다. 그동안은 그린벨트를 해제할 때 국토부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에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2년 이상 소요돼왔는데, 앞으로는 30만㎡ 이하 중소규모의 해제의 경우는 지자체에 권한을 부여, 그린벨트 해제와 개발절차를 일원화해 걸리는 기간을 1년 이상 단축토록 했다.

다만 무분별한 해제 방지를 위해 △현 해제총량 범위 내 허용 △관계부처 사전협의 △2년 내 미착공 시 그린벨트 환원규정 신설 △환경등급 높은(1~2등급지) 지역은 불허 △충분한 공익용지 확보 등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훼손지는 복구…공공기여형 훼손지정비제도 도입, 30% 공원녹지 기부채납하면 개발

이와 함께 그린벨트 내 축사 등 건축물이 밀집하거나 무단 용도변경으로 훼손된 지역들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기여형 훼손지정비제도’를 도입한다.

지난해 말 2017년까지 이행강제금 징수를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에 따른 후속 대책이다. 주민들이 직접 훼손지를 공원녹지로 조성(30% 이상)해 기부채납 하는 경우 개발(창고 설치)을 허용하는 것으로,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이 같은 제도 도입은 농축산업 경쟁력 저하 등 여건변화로 기존 축사가 본래의 용도로 사용하기 힘들어지고, 이행강제금 및 벌금 보다 높은 수익 확보가 가능해 신축 후 창고로 무단 변경해 사용하는 사례가 많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물류시설 등의 수요를 고려할 때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2018년 이후에는 이행강제금 상한(현재 연 1억 원)이 폐지되고, 향후 벌금 상향도 검토할 계획으로 훼손지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공공기여형 훼손지정비제도의 대상으로는 축사 등 건축물이 밀집해 그린벨트 기능 발휘가 어려운 훼손지로 이행강제금, 과태료, 벌금 등이 납부 완료된 토지다.

사업규모는 훼손지 1만㎡ 이상, 건폐율·용적률 60%(단층)이며, 시행자는 훼손지 내 토지소유자(국공유지 제외)와 조합, 사업대행자(LH, 지방공사) 등이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로 70만㎡ 이상의 훼손지가 정비되고, 이 중 20만㎡가 공원녹지로 조성(소공원 100개 조성 효과)돼 개발제한구역의 기능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정부는 그린벨트를 개발할 때 징수하는 보전부담금(매년 약 1500억원)을 그린벨트 관리 및 주민지원사업에 투입해 기능 회복을 촉진하고 생활환경도 개선키로 했다.

특히 재산권 보장과 녹지축 유지를 위해 국가에서 토지 매수를 확대, 도시농업공간(주말농장 등으로 활용)으로 조성하고, 도로 등 주민불편해소를 위한 지원도 늘릴 방침이다.

앞으로 해제 시 부과하는 보전부담금도 5% 상향(10→15%)한다. 해제 시는 시행자가 인근 훼손지를 복구해야 하지만 훼손지가 없는 경우 납부하는 보전부담금(면적의 10% 해당 금액)이 실제 복구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이번 개발제한구역 규제 완화로 △입지규제 완화에 따른 시설증축 등 1300억 원의 투자유발 △해제 소요기간 1년 단축으로 인한 개발사업의 금융비용 연간 224억 원 절감 △시설입지와 경계지역 관련 민원 65% 해소로 주민불편 완화 △70만㎡ 훼손지 정비(소공원 100개소 조성 효과)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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